(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10년 전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했던 리수푸(李書福) 중국 지리(吉利)자동차 회장이 이번에는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카를 제조했던 영국의 스포츠카업체 애스턴 마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리수푸 회장은 2010년 볼보를 사들인데 이어 영국의 상징인 검은색 택시 제조업체 로터스 카를 인수했고 다임러 AG의 지분을 취득하는 등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의 대가로 꼽힌다. 리 회장은 이번 주 업계에서 애스턴 마틴의 잠재적 투자자로 부상했으며, 알파로메오와 마세라티의 합병과 관련해 작년 재규어 랜드로버의 모기업과 접촉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리는 애스턴 마틴 투자를 통해 로터스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 공유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는 애스턴 마틴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으나 알파로메오와 마세라티 관련 내용은 부인했다.

리 회장은 이달 초 연설에서 "경제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 "지리는 국제적인 파트너들과 협업해 기술적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그동안의 성공적인 M&A 덕에 자동차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아시아에서 먼저 찾는 사람이 됐다. 그는 업계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볼보를 회생시킴으로써 유능한 해결사의 명성을 쌓았다. 그는 볼보를 인수한 후 기술팀이 신차를 개발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함과 동시에 비용을 낮추기 위해 지리와 공동으로 자동차를 개발하고 중국에 저비용의 공장을 설립해 미국 등 해외로 수출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현재 전기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겪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도태되고 있다.

하이퉁증권의 스지 애널리스트는 "리 회장은 미래에는 자동차 업계에 많은 업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믿는다"면서 "지리의 성공적인 볼보 인수는 M&A를 통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쉬하이둥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사무부총장은 "중국 사업가들은 M&A를 사업 성장의 지름길로 생각한다"면서 "지리가 전 세계에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daeho@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