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16일 공개했다. 소형 SUV인 트랙스보다는 크고 중형 SUV인 이쿼녹스보다는 작은 크기의 차다. 한국GM은 이날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산업은행이 2018년 한국GM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때 기획한 차량이다.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카허 카젬 사장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한국에서 주도한 글로벌 모델이자 한국GM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핵심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성갑 노조위원장도 이날 언론발표회 행사에 참석했다. 이 차에는 GM 특유의 듀얼 포트 그릴이 적용됐고, 전체적으로 직선이 강조돼 강인한 인상을 준다. 총 8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차체 길이(전장)는 4425㎜이며, 차량 폭(전폭)은 1810㎜다. 가격은 1995만원부터 시작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 소형 SUV 셀토스와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한국GM 노사가 트레일블레이저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한국GM은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다.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장·전폭·전고가 4425·1810·1660mm로 중형 SUV에 가까운 실내공간에 소형 SUV의 경제성을 갖춘 실용적인 차량이다. 기본 모델과 특화 모델인 RS, 액티브로 구성됐다.지난해 전면파업 등 갈등이 극에 달했던 노사는 이번 신차 흥행에 협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회사의 경영정상화 성패를 결정할 모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이날 간담회에는 올해 새로 취임한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회사의 경영정상화 성패가 달린 사활에 매우 중요한 차량이라는 점을 공유했다"며 "차량의 성공을 위해 노조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는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며 "취임 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노사 입장을 조율했다. 올해 회사는 신차 성공을 토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노조도 신차 성공에 동등한 파트너로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평공장 전면파업을 단행할 정도로 갈등이 격해졌던 2019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3월이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카젬 사장도 노조와 협력해 트레일블레이저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노사 모두 한국GM에 견고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졌다"며 "지난해 막대한 시설투자도 단행한 만큼 미래를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희망"이라며 "한국에서 개발·생산했고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모든 과정을 한국에서 담당한다. 한국GM의 이정표나 마찬가지인 모델"이라고 트레일블레이저의 의미를 설명했다.이날 신차 출시 기자간담회에 이어 열린 시승회에서 한국GM은 차량 1대당 트레일블레이저 개발에 투입된 연구원 1명이 동승해 주행 과정에서 기술적인 설명을 담당하도록 했다. 언론 매체를 상대로 한 신차 시승회에서 수십명의 연구원을 동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이번 신차에 대한 한국GM의 애정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한국GM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이쿼녹스를 통해 소형·준중형·중형 SUV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트레일블레이저로 인한 트랙스, 이쿼녹스 잠식 우려에 대해 카젬 사장은 "개발 과정에서 점진적인 시장 점유율 향상을 목표로 했다. 세 차종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한편 트레일블레이저 가격은 기본 모델이 트림에 따라 1995만~2490만원, 오프로드에 특화한 액티브 모델 2570만원, 스포츠 디자인에 특화한 RS모델이 2620만원으로 책정됐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자동차산업의 ‘생존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온 연 400만대 생산이 무너졌다. 작년 자동차의 생산·내수·수출이 동반 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9년 자동차산업 실적은 전년 대비 생산 -1.9%, 내수 -1.8%, 수출 -1.9%의 실적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자동차업계는 지난해 르노삼성 로그 위탁생산 물량 감소, 한국GM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국내 생산라인 조정 등으로 전년 대비 1.9% 줄어든 395만1000대를 생산했다. 자동차업계의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도 맞물렸다는 평가다.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이 연간 400만대를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51만 대) 이후 10년 만이다.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신차 판매량도 줄었다. 소형 승용차의 판매 감소, 일부 업체의 신차 부족과 수입자 판매 부진 등으로 전년보다 1.8% 감소한 178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수출의 경우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수요 감소, 일부 업체의 신차 출시 부재와 닛산 로그 수출물량 감소 등에 따라 전년 대비 1.9% 감소한 240만2000대로 집계됐다. 다만 상대적으로 고가인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출이 늘어 수출액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430억7000만 달러로 기록됐다.자동차부품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내 자동차 생산·소비 위축, 유로존 경기 위축 등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한 225억5000만 달러에 머물렀다.자동차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올해 상황은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완성차가 생산 물량을 줄이면서 이들과 거래하는 부품회사가 줄도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연간 400만대 생산체제에 맞춰 설비투자를 늘려왔는데 지금은 상당수 설비를 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량이 더 줄면 아예 문을 닫는 부품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