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 '성대한' 백악관 서명식과 하원 탄핵안 이관 투표 동시간대 진행

미국 워싱턴DC 현지시간 오전 12시께. 미국 CNN 등 뉴스 전문채널의 화면은 백악관과 하원 본회의장을 오가며 현장 상황을 중계하기에 바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과,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의 상원 이관을 위한 하원 투표라는 굵직한 뉴스거리가 같은 시간대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분쟁 개시 18개월만에 1차 합의를 마무리하며 휴전에 들어간 상징적인 날에, 하원은 탄핵 문제를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 흠집내기를 시도하며 신경전을 벌인 모양새가 됐다.
미중서명 '의기양양' 트럼프 50분 연설…하원은 탄핵안 상원넘겨

지난달 18일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하던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 미시간에서 유세를 벌이며 맞불을 놓은 것과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서명식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전 11시 50분께. 하원은 12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상원 이관에 필요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백악관이 언론에 사전 배포한 일정상 트럼프 대통령이 11시30분 서명식 장소에 참석할 예정이었음을 감안하면 공교롭게도 의회 투표 시간이 임박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백악관은 이날 무역협상에 참여한 협상팀은 물론 백악관 참모진, 공화당 의원, 재계 관계자까지 초청할 정도로 서명식을 성대하게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서명식 내내 흡족한 표정으로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서명 전 모두발언 때는 류허 부총리를 뒤에 병풍처럼 세워놓은 채 무려 50분 가까운 연설을 쏟아내며 자축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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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참석한 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한 뒤 "환상적이다", "믿을 수 없다'는 말을 연발하며 칭찬과 일화, 농담을 건넸다.

또 이번 1단계 합의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국제 무역에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참석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을 향해 하원이 투표 중인데도 백악관에 와 있다며 탄핵 투표를 언급했다.

그는 "여러분이 여기 앉아서 소개받는 것보다는 투표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서명식이 진행되는 동안 하원은 본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2건의 탄핵소추안을 상원으로 넘기는 안건과 탄핵심리에 '검사' 역할로 참여할 소추위원단 7명을 지명하는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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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입장이 확연히 갈린 것을 반영하듯 투표 전 토론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토론에서 "대통령은 지금 다른 나라 지도자와 무역 합의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백악관에서 일어나는 일만큼 대조적인 것도 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탄핵소추위원단을 이끌 애덤 시프 민주당 정보위원장은 대통령의 잘못을 적절히 바로잡는 것은 상원에서 탄핵을 결정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제리 내들러 민주당 법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를 배신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식은 시작이 늦어져 당초 예정보다 50분 가까이 늦은 오후 1시 5분께 종료된 뒤 류허 부총리와의 오찬으로 이어졌고, 하원의 투표는 이보다 늦은 1시 30분께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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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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