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슈머’가 올해의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팬슈머는 제품의 기획, 유통, 홍보, 비평 등 전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팬(fan)과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능동적인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최근 발간한 ‘트렌드코리아 2020’에서 올해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팬슈머를 꼽았다. 팬슈머는 상품의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열성적인 소비자다. 직접 소비자의 투자를 받아 제품을 제작하는 크라우드펀딩을 비롯해 스티커, 스마트폰 케이스를 제작하는 DIY 서비스, 인기 캐릭터의 굿즈 등이 팬슈머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팬슈머는 특정 상품을 지지하고 시장에서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소비자”라며 “단순히 상품의 생산에 참여하는 프로슈머보다 능동적인 소비 주체”라고 설명했다.

팬슈머를 고려한 사업 전략이 성공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북미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1위인 '지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업체는 소비자의 제품 리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리뷰팀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시한 제품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 제품의 연구개발 자료로 활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한 결과 약 57만 건에 달하는 긍정적인 제품 평가 후기를 확보했다.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실제 제품으로 개발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뷰티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우화만(우리같이 화장품 만들어볼래?)’은 소비자의 경험에 기반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출시한다. 아이디어가 채택된 소비자에게는 매출의 1~3%, 최대 3억원의 보상이 주어진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진정성, 상품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상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소형가전 제조업체 '오아'는 지난해 휴대용 무선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탈부착이 가능한 거치대를 제공해 유모차에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업체는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도 아기와 함께 외출하고 싶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무선 공기청정기를 개발한 것이다. 올인원(all in one) 필터를 적용해 터보 청정이 가능하다. 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7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