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화학기업, M&A로 몸집 키워야 中과의 경쟁서 살아남아"
“한국 화학기업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M&A해 덩치를 키우면 한국은 10년 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겁니다.”

마르코 모다 맥킨지 파트너(사진)는 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큰 기업 규모를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선점해야 유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서 화학 부문 혁신전략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모다 파트너는 2017년부터 한국 화학 기업에 M&A 등에 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모다 파트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한·중·일 화학회사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당장 큰 이익을 보기는 힘들지만 대규모 비즈니스인 만큼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30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30%까지 증가하면서 배터리 시장도 매년 20%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고품질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모다 파트너는 다수의 소규모 기업으로 구성된 한국 화학업계에 산업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중동과 북미에 비해 원자재 가격 면에서 불리한 데다 세계 시장 점유율 1% 미만인 소규모 기업들이 같은 제품을 중복 생산하면서 생산성이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국유 화학업체 켐차이나는 스위스의 신젠타를 인수합병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M&A를 통해 비효율성을 줄이고 비유기적 성장(기업 M&A와 같은 외부적 요인을 통한 성장)을 이루는 게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