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고령화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력을 갖추고, 소비생활을 즐기는 이른바 50~60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중국 내에 크게 늘면서 안티에이징 등 스킨케어에 강점을 지난 한국 화장품이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999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중국은 2018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7.9%인 2억4천900만 명까지 급증했다.

전 세계에서 60대 이상 노인 인구가 2억명을 넘은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특히 향후 30년간 중국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돼 2033년엔 60세 이상 노인 인구가 4억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고령화와 함께 넉넉한 자산에 근거해 외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액티브 시니어'도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실버 화장품 시장도 크게 성장하리라는 것이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관측이다.

일례로 중국 리서치기관 에이지클럽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의 94%는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고, 이 중 50%는 매년 2천위안(34만원) 이상을 화장품 구입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고령화가 한국 화장품엔 기회…안티에이징 제품 주력해야"
하지만 중국 내 실버 화장품 산업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액티브 시니어의 72%가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제품을 면세점이나 구매 대행을 통해 구입하는 만큼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이들을 겨냥해 노화나 주름을 늦추는 안티에이징 제품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의 안티에이징 제품인 '자음생에센스'의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63% 성장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보여준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중국에서는 인구 고령화로 노인용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직 이들을 위한 전용 화장품이 부족해 중국의 실버화장품 시장은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통해 중국인을 겨냥한 성분의 화장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