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탐구
5년새 기업가치 10배 커진 밀크티 공차

5년간 주인 두 번 바뀐 공차
김의열 대표에 책임 경영 맡겨
국내 밀크티 1위 브랜드 공차코리아를 6년째 이끌고 있는 김의열 대표가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내 밀크티 1위 브랜드 공차코리아를 6년째 이끌고 있는 김의열 대표가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공차는 5년간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개인이 들여온 대만 밀크티 브랜드를 사모펀드(유니슨캐피탈)가 사고, 지난해 미국 사모펀드 TA어소시에이츠에 팔았다. 공차코리아가 대만 본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차코리아의 몸값은 34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약 10배 올랐다. 이 기간 공차는 한 사람이 이끌었다. 2014년 말 공차코리아에 합류해 17개국 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의열 공차코리아 대표(65)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에 있는 570개 매장이 글로벌 공차의 중심이자 롤모델”이라며 “올해 미국과 일본 사업을 키워 글로벌 밀크티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들여 맛있는 차’로 리브랜딩

"600여종 레시피 동영상…공차, 세계 어디서나 같은 맛"

“5년 전 공차는 브랜드만 남아 있었다. 밀크티 거품이 꺼지고 뒤따라오는 유사 브랜드가 많았다. 사람들은 커피에 더 열광하던 때였다.” 그는 5년 전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확신이 있었다. 차는 커피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녔고, 취향껏 600여 가지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의 예상대로 공차는 계속 성장했다.

대상, CJ제일제당을 거쳐 CJ푸드빌 대표를 지낸 마케팅 전문가 김 대표가 공차의 전성기를 이룬 비법은 세 가지다. 브랜드 철학을 새로 정립하고, 매장 운영 시스템을 효율화하고, 신메뉴 출시를 위해 인재에 투자한 것 등이다.

그는 “브랜드 슬로건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공들여 맛있는 차, 공차’로 바꿨다”고 말했다. 주요 소비층인 10~30대 여성을 겨냥해 이종석, 이승기, 박서준 등 남성 빅모델을 발탁했다.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최고의 원료를 쓴다.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액상 차가 아니라 엄선한 품질의 잎차를 직접 우려내 사용한다. 과일 음료의 재료도 냉동이 아니라 냉장을 쓴다.

사람에 투자·IT(정보기술) 효율화

음료를 600여 종으로 바꿔 만들 수 있는 건 브랜드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처음 매장에 온 손님들은 헷갈리고, 직원들은 힘들어했다. 김 대표는 “2016년 모든 메뉴의 제조 동영상을 제작하고, 2017년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어느 매장에서 누가 만들더라도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메뉴마다 QR코드만 찍으면 제조 영상이 나온다.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자 손님들은 여유있게 메뉴를 골랐다. 레시피 동영상 제작과 유포에 반대하는 직원도 많았다. 김 대표는 “최고의 원료를 쓰기 때문에 제조 방식만 따라 한다고 해서 같은 맛을 낼 수 없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람에도 적극 투자했다. 할리스, SPC 등에서 메뉴 개발 전문가와 마케터를 대거 데려왔다. 메뉴 개발팀은 매년 1~2회 단체로 해외 출장을 보냈다. 그 지역의 식문화를 탐구한 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돌아왔다. 그는 “식품의 연구개발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을 조금 새롭게 섞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꼽는 공차의 경쟁자는 ‘추위’다. 차게 마시기 때문에 겨울 매출은 성수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딸기 등 제철 한정 메뉴를 내놓고 추운 날 실내에서 마시기 편하게 매장 인테리어도 바꿨다. 김 대표는 “추위를 이기는 것도 결국은 맛”이라며 “1년 내내 고른 매출과 수익을 내니 가맹점을 하겠다는 문의도 1~2년 새 급격히 늘었다”고 했다.

한국 성공모델…美 투자 이끌어내

"600여종 레시피 동영상…공차, 세계 어디서나 같은 맛"

공차는 일본에서도 잘나간다. 2015년 한국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일본에 진출했다.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에서 5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점포에는 긴 줄이 늘어서고, 매장당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표준화된 한국의 가맹 시스템이 일본에서 성공한 것은 TA를 자극했다. 미국과 유럽, 남미 등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TA는 김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공차를 인수했다. 그는 “국내 568개 가맹점은 올해 약 700개, 앞으로 2000개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차 문화에 익숙한 유럽과 날씨가 더운 남미 등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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