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운전 7년…암 진단·반도체 소자 연구 등 지원
국내 유일 경주 양성자가속기 가동 2만 시간 돌파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을 돌파했다.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경주 선형 양성자가속기(100MeV, 20mA)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 운전을 달성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2002년부터 진행된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에 따라 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21개 산학연 기관이 협력해 2012년 12월 독자 개발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이자 국내 유일의 양성자가속기이다.

이 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하는 에너지가 100MeV(100만 전자볼트)에 달해 양성자가 초속 13만㎞의 속도로 다른 물질의 원자에 부딪히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물질의 원자핵과 반응하거나 원자핵을 쪼개 다른 원소를 만들어내게 된다.

가속된 양성자는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양성자가속기 가동 첫해인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700여개 연구과제와 2천명의 연구자를 지원했다.

국내 유일 경주 양성자가속기 가동 2만 시간 돌파
그동안 지원한 연구 과제는 생명공학, 신소재, 반도체,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 등 다양하다.

대구가톨릭대 김종기 교수팀은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해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서울대 이탁희 교수는 양성자 빔을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전도 특성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GeV(10억전자볼트)급으로 확장하고,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을 위해 빔 라인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박원석 원장은 "국내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입자 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