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옥수수·쌀 3대 농산물 수입쿼터 불변 방침 천명
中당국자 "미중합의로 농산물 수입쿼더 늘리지 않아"
미국과 중국이 이달 중순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중국이 현행 주요 농산물 수입 쿼터를 늘릴 뜻이 없다는 뜻을 천명했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1단계 무역 합의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7일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한쥔(韓俊)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3대 수입 농산물인 밀, 옥수수, 쌀의 기존 수입 쿼터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부부장은 "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쿼터"라며 "우리는 한 국가를 위해서 조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시장을 완전히 개방한 대두를 빼고 밀, 옥수수, 쌀에 수입 쿼터제를 적용한다.

쿼터 내 물량에는 1%의 낮은 관세가 부과된다.

쿼터를 넘은 물량에는 65%의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

중국 정부는 작년 9월 2020년 3개 곡물의 수입 쿼터를 정해 발표했다.

밀, 옥수수, 쌀의 수입 쿼터는 각각 963만t, 720만t, 쌀 532만t이다.

예년 3가지 곡물 실제 수입량은 쿼터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1단계 무역 합의 타결을 계기로 중국이 향후 2년에 걸쳐 매년 400억∼5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2017년 중국은 미국에서 약 240억 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수입했는데 매해 이보다 최소 160억달러어치 더 많은 농산물을 사기로 중국이 약속했다는 것이 미국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측이 연간 약 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정부는 주장한다.

반면에 중국 측은 1단계 무역 합의를 계기로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 자국 수요를 바탕으로 수입을 늘릴 것이라면서 온도 차를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최근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급감했다.

2018년 수입액은 162억3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32.7% 감소했다.

작년 1∼10월 수입액은 10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8% 줄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중국이 현실적으로 미국의 요구대로 매년 400억∼500억 달러어치의 농산물을 사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전체 곡물 수요량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실제로 미국의 요구를 대폭 반영해 미국 농산물 구매를 크게 확대한다면 그간 미국을 대신해 대두 등 곡물을 대량으로 중국에 수출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다른 농업국가의 수출이 급감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