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임대수입 2000만원 이하'도 과세
고가 주택을 빌려주고 월세를 받고 있거나 주택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은 임대소득이 적더라도 올해부터 반드시 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연간 주택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였다면 작년까지는 세금 및 신고 의무가 면제됐으나 올해부터는 과세 대상이다. 소득세를 새로 신고·납부해야 하는 대상은 △기준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해외 주택 포함)을 월세로 준 1주택자 △월세 수입이 조금이라도 있는 2주택 이상 소유자 △보증금 합계가 3억원을 넘는 3주택 이상 소유자 등이다. 소유 주택 수는 부부 합산 방식으로 계산한다.

3주택 이상자는 전세 보증금을 일정한 월세 수입으로 환산(간주 임대료)해 소득세를 매긴다. 다만 소형 주택(전용면적 40㎡ 이하이면서 기준시가 2억원 이하)은 2021년까지 주택 수에서 빼준다. 임대소득 신고를 누락하거나 일부러 줄여 납부하면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

주택임대 사업자는 임대 개시일로부터 20일 이내 관할 세무서에 수입금액 등 사업장 현황을 별도 신고해야 한다. 작년 12월 31일 이전 임대를 시작했다면 이달 21일까지 사업자 등록을 마쳐야 한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수입액의 0.2%를 가산세로 부과한다. 대신 임대사업자가 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제 혜택을 준다. 임대수입의 60%를 필요경비 처리해 과세표준에서 빼주는 한편 기본 공제액을 400만원으로 확대(등록하지 않으면 200만원)한다.

주택임대 소득·사업자가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기간은 오는 5월 1일부터 한 달간이다. 임대소득을 포함한 종합소득세 납부 기간이다. 임대수입이 2000만원 이하라면 종합과세(누진율 6~42%)와 분리과세(14%) 중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국세청은 임대소득 신고 내용 등을 바탕으로 고가·다주택 보유자의 주택 임대수입을 철저하게 검증할 방침이다. 월세 세액공제·현금영수증(국세청), 전·월세 확정일자 및 임대차 계약신고(국토교통부), 임차권 등기(대법원) 등 관련 부처 및 기관들의 정보를 총동원하기로 했다. 김동욱 국세청 소득세과장은 “세금 탈루 사실이 명백하면 곧바로 세무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