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출근 대신 故 강권석 전 행장 묘소 참배
"행장 공식 업무 수행…7일 본점 출근 시도할 수도"
윤종원 신임 IBK 기업은행장(전 청와대 경제수석).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윤종원 신임 IBK 기업은행장(전 청와대 경제수석).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9,900 -1.00%)장이 이틀째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행장 출근 저지 투쟁'를 이어감에 따라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윤 행장은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지난 3일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에서 업무를 시작한 후 윤 행장은 이날부터 금융연수원에 자리했다.

윤 행장은 이날 오전 을지로 본점 은행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임원들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고(故) 강권석 전 행장 묘소를 참배했다. 2004년부터 20~21대 행장을 연임한 강 전 행장은 2007년 11월 암으로 타계했다. 전임 행장인 김도진 전 행장도 2016년 말 취임 직후 강 전 행장 묘소를 찾았다.

윤 행장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를 자극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겠다는 판단에 강 전 행장 참배를 선택했다. 다만 수일 내 본점 출근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업은행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상황에서 임시 사무실 사용이 장기화되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7일 윤 행장이 본점에 출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윤 행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본점 1층에는 '기업은행이 퇴물 정치인 재활용 센터인가' '함량 미달 낙하산'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투쟁 상황실이 마련된 상태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과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자진 사퇴 말고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이 기업은행 노조의 투쟁에 힘을 보태면서 총파업 등 집단행동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달 취임하는 박홍배 금융노조 신임 위원장은 "4.15 총선까지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낙하산 인사를 막겠다"고 했다.

진통이 이어지겠지만 이달 내에 양측이 출구전략을 세워 합의점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15 총선을 앞두고 노조와 금융당국이 별도의 협의 사안을 묶어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직무성과급제(직무별로 임금체계를 달리하는 제도) 철퇴, 노동 이사제(노조 추천 인물이 이사회 이사로 선임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출근 저지 투쟁은 있었지만 결국은 합의점에 도달했다"면서 "당분간 노조와 금융당국의 눈치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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