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 출발 2020 유통산업] 농심, 바람에 말린 '신라면 건면'…국민 입맛 사로잡아

농심은 올해 튀기지 않고 말린 라면인 ‘건면’을 신성장동력으로 지속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라면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라면건면’(사진)이 있다. 라면 시장에 쏟아진 80여 개 라면 신제품 가운데 신라면건면은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히트 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신라면건면은 출시 다음달 국내 라면 중 매출 순위 9위를 기록했다. 이후 전통적인 베스트셀러 라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품으로 성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시장에서 10위권은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육개장사발면 등 메가브랜드들이 포진하고 있는 영역”이라며 “지난해 자체상표(PB) 제품을 포함해 80여 개의 신제품이 출시됐는데 이 중 10위권에 오르내리며 인기를 얻은 제품은 신라면건면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신라면건면이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 때문이다. 신라면 고유의 국물은 그대로 살리면서, 튀기지 않은 면을 사용해 ‘맛’과 ‘깔끔함’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신라면건면은 출시 초반에는 낮은 칼로리로 20~30대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었고, 최근에는 40~50대 소비자까지 신라면건면을 즐겨 찾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화제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5000개가 넘는 시식 후기 글이 올라와 있다. 소비자들은 “국물이 한층 깔끔하고 개운해 계속 찾게 된다”, “칼로리 부담이 없어 즐겨 먹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재료를 넣어 취향대로 즐기는 방식도 화제다. 새우나 조개 등 해산물을 곁들이거나 버섯과 채소를 넣어 먹는 레시피가 있다. 자신만의 레시피가 개발되고 공유된다는 것은 마니아층이 형성됐다는 의미다. 신라면건면이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롱런’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신라면건면은 단순히 면의 제조 방식을 바꾼 것만이 아니다. 면과 국물의 조화를 높이면서 맛을 한 층 더 끌어올렸다.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맞물려 다양한 간편식과 서비스가 나타나는 트렌드도 개발에 힘을 더했다. 농심은 2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신라면건면을 내놨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바꾸면서도 기존과 똑같은 국물 맛을 내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신라면의 깊은 맛을 살리면서 깔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연구원들은 2000번이 넘는 관능평가를 통해 재료의 미세한 배합비를 조율했다.

신라면건면은 건면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면 시장을 이끄는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라면을 찾지 않던 소비자들까지 라면 시장에 끌어들이는 효과도 냈다.

농심은 지난해 말 ‘짜왕건면’을 출시했다. 짜왕건면은 기존 짜왕보다 칼로리는 낮으면서 면과 소스의 어울림을 한층 더한 것이 특징이다. 신라면건면으로 시작된 건면 열풍을 짜왕건면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다양한 건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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