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변화·혁신 나선 유통업계

롯데, 테마형 전문관·특화 점포 전략
이마트, 매장 30% 리뉴얼·PB 수출
현대百, 아울렛·면세점 사업 확장
[새 출발 2020 유통산업] "유통 전쟁 판 더 커졌다"…속도내는 온·오프라인 혁신

국내 주요 유통사들은 올해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에 나선다. 온라인 쇼핑 확대,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기존 방식대로 사업해선 더 이상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는 주요 유통 대기업 총수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 사업 방식과 경영 습관, 일하는 태도 등 모든 요소를 바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유통 환경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사업의 경계는 점차 희미해지며, 경쟁의 전장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주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사 수장들이 연말 인사 때 대거 교체돼 소비자들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이들의 변화를 실감할 전망이다. 각 사는 오프라인 매장 혁신, 디지털 기술 도입, 해외 진출 등을 2020년 주요 전략으로 들고나왔다.

대형마트, 매장 개선하고 식품 강화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유통 중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확대로 큰 타격을 받은 탓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103,500 +4.23%)와 관련해 “대한민국 최고 장보기 지킴이가 되기 위해 구조적인 그로서리 경쟁력을 회복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을 식품으로 보고, 식품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의미다.

이마트는 올해 매장 리뉴얼(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리뉴얼 대상이 전체 매장의 약 30%에 달한다. 상품 구성도 신선식품에 보다 집중한다. 상시적인 초저가 상품도 내놓는다. 작년에는 4900원짜리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끌었다. 작년 8월 출시 이후 110만 병가량 판매했다. 도스코파스 같은 히트 상품을 앞으로 계속 만들어 낸다는 것이 이마트의 계획이다. 노브랜드 등 자체 상표(PB) 상품은 국내 판매뿐 아니라 수출에도 적극 나선다. 2015년 베트남 등 4개국에 처음 수출한 노브랜드는 약 20개 국가로 수출 지역을 늘렸다.

롯데마트는 비슷비슷한 매장을 지역별로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잠실점은 지역 특성을 살려 롤러스케이트장을 설치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는 식이다. 여기에 ‘통큰 치킨’ 같은 초저가 할인 상품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전략을 이어가기로 했다.

백화점들도 공간, 브랜드,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큰 혁신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소비자 방문이 가장 많은 1층 공간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한다.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먹거리 등 다양한 ‘경험’ 요소를 가미해야 소비자를 불러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뷰티를 주도하는 대표 채널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백화점(70,800 +2.91%)은 올 6월 대전, 11월 경기 남양주에 각각 여는 아울렛 매장에 역량을 집중한다. 올 1분기에 두산그룹이 운영하던 두타면세점을 현대백화점면세점으로 바꿔 새로 연다.

TV 홈쇼핑 업체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작년 11월 미디어 커머스 스타트업 어댑트에 40억원을 투자했다. GS홈쇼핑(125,000 0.00%)은 벤처캐피털(VC)처럼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조직까지 뒀다. 2011년부터 직접, 혹은 벤처펀드 등 간접 투자한 자금만 3000억원에 달한다. CJ오쇼핑은 PB 키우는 것을 우선 과제로 뒀다. 엣지(A+G), 셀렉샵 에디션 등 기존 TV 홈쇼핑 위주로 판매하던 것을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히트 상품 발굴 나선 식품사들

식품 업체들은 새로운 히트 상품 발굴이 절실하다. 지난해 ‘대박’을 낸 신제품이 거의 나오지 않은 탓이다. 신제품의 키워드는 ‘건강’이다.

파리바게뜨가 내세운 신상품은 ‘모짜렐라 포카챠’다. 포카챠는 이탈리아 정통 빵으로, 그 위에 다양한 식재료를 토핑으로 올려 먹는 것이 특징이다. 밥 대신 빵을 먹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식사 대용식’으로 포카챠를 찾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272,000 -2.86%)은 ‘건면’ 시장 키우기에 나선다. 작년 오랜만에 라면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신라면건면’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뷰티 업체들은 올해 해외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LG생활건강(1,295,000 +1.33%)은 중국 베트남 대만 등 기존에 이미 나가 있는 시장 이외에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고급 이미지’를 더 강화하는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로 잘 알려진 애경산업(27,750 +0.54%)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미주 지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유통망을 더 늘리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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