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의 새해 다짐 "새로운 10년 온다…디지털 금융혁신에 초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은 ‘새 10년을 준비하자’는 굳은 다짐을 내놨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까지 불확실성이 금융권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DLS(파생결합증권) 손실 사태를 밑거름 삼아 고객 신뢰를 회복하자는 새해 주문도 잇따랐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달 31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변화, ‘리셋(reset·재시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과거의 10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뿐 아니라 모두의 기쁨을 위해 그룹의 사업모델과 프로세스를 개편해야 한다”며 “디지털 금융혁신 선도를 통해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국가 혁신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고종황제의 묘소 홍유릉을 참배하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고종황제는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년사를 통해 “신뢰를 되찾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회장인 저를 포함해 그룹 모든 임직원이 다함께 이번 사안(DLS 사태)을 뼈저리게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모든 업무를 추진할 때 항상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고객을 진심으로 모시고 존중해 신뢰를 다시 되찾자”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차기 회장 단일 후보로 결정돼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10년 디자인(DESIGN) NH!’를 새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디지털 경영혁신(digital transformation), 사회적 책임(environment), 사업전문성(specialty), 농산업가치 제고(identity), 글로벌 가속화(glocalization), 관계·소통 강화(network)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 회장은 “지난 100년의 시간보다 앞으로 10년 동안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금융회사 전환 가속화에 노력을 기울이자”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