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최근 4년간 영업이익이 연평균 9~1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저유가 덕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20년부터 석유화학산업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2~3년간은 실적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석유화학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미국과 중국의 설비 확대 등 세계적인 공급 증가다. 한국의 석유화학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에틸렌 등 기초원료 제조설비 증설은 2020~2021년, PET병·폴리에스터 섬유 등 원료 설비증설은 2019~2020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지난해 수출은 전년에 비해 15.2% 감소한 424억달러로 추정했다. 올해 수출은 2.7% 증가한 436억달러로 전망했다. 국내 증설된 설비가 올해 정상 가동되는 것을 감안한 수치다.

중동 정유기업들이 석유화학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공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장기적으로 석유 사업에 대한 장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어 그에 비해 안정적인 석유화학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람코 등의 기업이 석유정제품 생산을 줄이고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늘리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설비를 도입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역량을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