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위주에서 벗어나
가전 등 생활용품 확대
마켓컬리 PB 제품 늘리고
시즌별 농수산물 대량 판매
2015년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을 시작했다. 신선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미쳤다. 망할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새벽배송을 따라 한다.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며 유통업계를 뒤흔들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을 ‘후발주자’로 전락시켰다.

첫해 29억원이던 마켓컬리의 매출은 지난해 약 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폭발적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은 △똘똘 뭉친 300만 회원 △스토리텔링 △브랜드파워와 파격적인 기획전 등이었다.

올해 마켓컬리는 식품뿐만 아니라 가전·인테리어 용품 등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제품을 확대한다. 또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단독 상품 ‘컬리 온리’와 시즌별 농수산물 대량 판매를 통해 매출 1조원에 도전한다.
마켓컬리 "올해도 '퀀텀점프' 이어간다"

“컬리면 뭔들”…300만원 스피커도 완판

마켓컬리 전체 매출에서 비(非)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좋은 먹거리를 신선하게 집앞까지 배달하며 쌓은 신뢰 덕에 회원들은 ‘컬리가 추천하면 산다’는 단계로 넘어갔다. 반려동물 용품, 휴지 등 생필품은 물론 까다롭게 구매하는 유아동 용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몇 달 전부터 고가의 가전과 침구 등도 등장했다. 뱅앤올룹슨과 덴마크 침구 브랜드 노르딕슬립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300만원이 넘는 뱅앤올룹슨 A9 4세대 스피커 등 230여 개 제품이 1주일 만에 완판됐다. 노르딕슬립은 판매 첫날 기획세트가 모두 팔려나갔다. 이 밖에 에어프라이어, 커피 머신 등도 판매한다. 마켓컬리는 ‘통신판매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가전과 가구 부문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300만 명 똘똘 뭉친 팬덤

유통업계가 초저가 전쟁을 벌인 작년 마켓컬리는 거꾸로 갔다. TV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팬 관리’에 집중했다. ‘컬리 장바구니 어워드’도 생겼다. 블로거 등 컬리 회원이 자신의 장바구니 아이디어를 응모하는 행사로, 1000만원의 장보기 지원금을 뿌렸다. 따라 하고 싶은 장바구니로 선정된 세 명에게 300만원이 제공됐고, 그 장바구니 제품이 기획전으로 이어졌다.

125만 팔로어를 지닌 ‘마카롱 여사’는 3대가 함께 사는 4인 가족의 요리사다. 마켓컬리의 오랜 회원인 그는 ‘3대가 만족하는 연말 가족 만찬 장바구니’ 이벤트를 열었다. 마카롱 여사가 직접 보내온 영상에는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식재료와 식기를 활용한 레시피가 담겨 있다. 충성 고객끼리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고, 이 콘텐츠가 쇼핑으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조성됐다.

고기 대신 파티, 호빵 대신 추위 판다

마켓컬리는 또 강점인 ‘큐레이션’을 더 강화하고 있다. 치즈 하나를 팔아도 1857년 프랑스 부르고뉴 마을의 역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치즈의 종류마다 다른 느낌을 패션 언어로 설명한다. 이런 스토리를 동반한 기획전이 올해 수십 차례 열렸다. 겨울 간식인 고구마, 귤, 호떡과 호빵 등의 아이템을 모은 기획전의 제목은 ‘겨울 간식은 이불 속에서 먹어야 제맛,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등이다.

마켓컬리의 핵심 경쟁력인 ‘하루살이 신선식품’ 배송도 진화하고 있다. 회와 전복 등 수산물은 특수 포장법으로 식탁까지 최대 48시간 이내 도착한다. 전체 제품 중 13%가 당일 판매되지 않으면 폐기하는 제품군이다. 마켓컬리의 자체상표(PB) 상품도 2000가지로 늘었다. 최고 등급의 한우를 경매받아 직접 손질 숙성해 판매하는 ‘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올해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지만 ‘이익률 개선’은 마켓컬리의 숙제다. 마켓컬리는 경쟁력 있는 PB 제품을 늘리고, 좋은 식재료를 쌀 때 구매해 좋은 값에 팔고, 1인당 구매단가를 높일 수 있는 고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이 숙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