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한 데다 온라인 쇼핑 확산 등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올해 1억1000만원을 넘겨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자영업자 부채 급증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빚 허덕이는 자영업자 속출…"빈곤층 전락 위험"
30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가구의 올해 평균 부채는 1억1063만원을 기록했다. 상용근로자, 임시·일용근로자, 무직 등 다른 직종의 가구에 비해 평균 부채 규모가 가장 컸다. 자영업자 가구가 보유한 빚의 80.8%는 금융권에서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매년 늘고 있다. 2014년(9051억원)과 비교하면 5년 새 22.2% 늘었다. 지난해(1억439만원)보다 3.8%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빚이 늘어나는 것은 은퇴한 고령층이 자영업으로 대거 몰린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영업가구 빈곤실태 및 사회보장정책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13년 16.9%에서 지난해 22.7%로 높아졌다.

퇴직 시기에 도달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재취업하지 못하고 자영업 시장에 유입된 측면이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자영업자의 빈곤 위험성을 높이고 소득 분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여파로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중 60~64세의 인구가 2016년 2분기보다 22.1%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저소득 자영업자 10명 중 1명은 대부업체 등을 통해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연소득 3000만원 이하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51조8000억원)에서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 비중은 12.4%였다. 한은은 “저소득 자영업자의 장기 연체가 늘어나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