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생산·투자·소비지표가 3개월 만에 동반 상승하면서 ‘경기 바닥론’ 논쟁에 불이 붙었다. 산업 관련 지표가 회복된 건 경기가 바닥을 찍고 곧 반등할 ‘신호탄’이라는 게 정부 해석이다. 반면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한 반등일 뿐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박도 만만찮다.

생산·투자·소비 동반 상승…'경기 바닥론' 논쟁 불붙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9년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全)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각각 0.4%, 1.1%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0% 상승했다.

생산·소비·투자 동향을 보여주는 3대 지표가 동시에 상승한 것은 8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전반적인 회복 흐름은 미약하지만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것도 ‘경기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11월 선행지수는 99.2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상승폭으로만 보면 2012년 2월 이후 7년9개월 만의 최대치다.

통계가 발표되자 정부는 “경기가 곧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색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크게 부진했던 수출도 12월에는 마이너스 폭을 크게 줄여나갈 수 있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경기 회복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 관련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줄면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8%로 올해 3월(71.5%) 이후 가장 낮았고, 생산능력도 1년 전보다 0.9% 떨어져 지난해 8월 이후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가 바닥에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전망했다.

3대 지표가 동반 증가한 것도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반론이 적지 않다. 성태윤 교수는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하는 등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전망을 내놓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