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대기업 건설사 홍보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모씨는 ‘올드 루키’다. 올드 루키는 다른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뒤 새로운 직장을 찾아 취직한 사람을 말한다. 김씨는 “학점 3.5점(4.5점 만점)에 오픽 IH 2등급(외국어 말하기 등급), 워드프로세스 1급 등 스펙은 돋보이지 않았지만, 언론사 인턴과 중소기업 홍보팀에서의 경력이 입사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올해 에너지 공기업에 들어간 박모씨(38)는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세 번의 도전 끝에 합격했다. 그는 “회사가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도입해 나이를 보지 않은 덕분에 늦깎이로 입사할 수 있었다”고 했다.25일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합격자를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올드 루키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을 뽑은 128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 결산·합격 스펙’을 설문 조사한 결과 올드 루키가 전체 합격자의 28.1%를 차지했다. 대기업·공기업 등 소위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다른 곳에서 먼저 경력을 쌓은 뒤 입사 시험에 도전하는 우회 전략을 구사하는 2030 직장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전문가들은 30세가 넘는 신입사원이 증가한 이유로 극심한 취업난과 블라인드 채용 영향을 꼽았다. 직무 중심 채용 확산으로 기업들이 관련 분야 인턴십이나 아르바이트 경험자를 선호한 점도 올드 루키가 늘어난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자격증 취득, 어학 연수 등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한 휴학과 졸업 유예가 보편화하고 있는 것도 고령 입사자가 늘고 있는 원인으로 거론된다.2017년 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국내 공공기관들은 최종 합격자에 한해서만 신분증명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면접 과정에서는 지원자 연령을 알 수 없다. 한 금융공기업 인사담당자는 “신입사원 최종 면접에서 대기업 차장급 정도로 보이는 지원자가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올해 공기업 합격자 중에는 30~40대뿐 아니라 50대까지 나오기도 했다.올드 루키 신입사원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조직 내 질서의 혼란’을 가장 우려했다. 신입사원 동기끼리 또는 대리·과장급 선배사원이 고령 신입사원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반면 올드 루키들의 회사 적응 속도가 빨라 업무 성과가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직장 근무 경험이 있는 신입사원의 교육 기간은 경력이 없는 신입사원에 비해 짧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인사담당자들은 신입사원 채용 때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스펙으로 전공(27.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턴 경험(15.6%) △자격증(15.6%) △대외 활동(7.0%) 등 순이었다. 학벌·어학성적(3.1%), 유학 등 해외 경험(1.6%)은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하반기 신입사원들 토익 성적은 평균 771점이었다. 토익스피킹은 평균 5.6레벨로, 상반기(5.8레벨)보다 약간 낮아졌다. 학점은 평균 3.5점(4.5점 만점) 수준이었다.출신 대학은 지방 사립대학이 3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도권 대학(26.4%), 지방 거점 국립 대학(16.3%), 서울 소재 대학(15.2%), 서울·연세·고려대(4.4%) 등 순이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12월 23일 오후 1시51분국내 1위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업체 유비케어 인수전에 한화생명이 한화자산운용 등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홀딩스 GC녹십자를 비롯한 국내 제약회사 등 다수의 기업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오는 30일 예정된 본입찰의 흥행이 예상된다.23일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비케어의 최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 및 EY한영은 유비케어 지분 약 52%에 대한 적격인수후보로 한화자산운용컨소시엄, 시냅틱인베스트먼트컨소시엄, 중앙홀딩스컨소시엄, 코스톤아시아컨소시엄 등 네 곳을 선정했다. 시냅틱인베스트먼트는 GC녹십자, 중앙홀딩스는 보령홀딩스, 코스톤아시아는 국내 최대 약국체인업체 A사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보유지분 33.94%에다 2대 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 18.13%를 합한 약 52%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한화생명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자산운용부문의 수익성이 급락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유비케어의 병·의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한화생명은 그동안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 자체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헬스케어 관련 금융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의 펀드에 다수의 투자자와 함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인수 지분 가운데 30% 이하 규모로만 투자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국내 2위 제약사인 GC녹십자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다. GC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경쟁사들의 자체 백신 개발 성공으로 주력 사업 경쟁이 치열해져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GC녹십자는 이번 인수전이 경쟁 입찰로 전환되기 전 개별 협상을 통해 유비케어 인수를 타진했지만 가격 차이로 협상이 결렬됐다.보령홀딩스와 손잡은 중앙홀딩스도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중앙홀딩스는 산하에 중앙일보, JTBC 외에 메가박스,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등의 계열사도 두고 있다. 중앙홀딩스는 이들 계열사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와 유비케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3세 경영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보령홀딩스는 정보통신기술(ICT)과 헬스케어가 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이다.매각 측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며 “시장 점유율 1위인 유비케어를 인수하는 기업은 다방면에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한화생명은 김동원 상무가 자사주 30만주를 7억400여만원에 취득했다고 19일 공시했다.김 상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2015년 전사혁신실 부실장으로 입사했다.이번이 김 상무의 첫 자사주 취득이다.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로서 책임경영의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