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4일 0시부터 울산공장 와이파이를 제한했다. 노동조합의 반발에 제한 조치를 유보한 지 13일 만이다. 노조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울산공장 와이파이를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에만 가동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는 24시간 개방했다. 근무시간 중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근로자가 있어 와이파이 개방 시간을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근무시간에 와이파이를 사용하면 작업자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품질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회사는 당초 지난 9일부터 와이파이 사용시간을 조정하려 했지만,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면서 제한 조치를 미뤘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노사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내복지를 제한했다고 주장해 협의할 시간을 가졌다”며 “노사가 의견을 모으지 못했지만 당초 예고한 시간이 지나 와이파이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반발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부분 글로벌 자동차공장은 휴대폰을 소지하는 것도 막고 있는데, 와이파이를 끊었다고 노조가 반발하는 건 상식 밖의 행동이라는 비판이다. 일부 노조원도 집행부에 “노조가 반발하면 동영상을 보면서 차를 조립하겠다고 선언한 셈이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와이파이 제한 조치에 반발해 특근을 거부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며 “노조가 여론 때문에 숨을 고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