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쇼크로 바뀌는 정치 지형

수도권 의석 늘어날수록
재원 쏠림현상 심화
'老心'이 선거 최대 변수로
저출산·고령화와 이에 따른 인구 감소는 정치 지형도 바꿀 전망이다. 영·호남 중심의 지역 구도는 누그러지고, ‘고령자의 표심’이 선거판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인구 감소 쓰나미’가 가장 먼저 휩쓸 지역은 지방 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이다. 19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향후 소멸 가능성이 높은 시·군·구로 △경북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전남 고흥군 보성군 신안군 △경남 합천군 남해군 산청군 △전북 고창군 부안군 순창군 △충남 서천군 부여군 청양군 △충북 영동군 옥천군 보은군 △강원 영월군 정선군 평창군 등이 뽑혔다. 이들 지역은 가임기 여성(20~39세)에 비해 65세 이상 노인이 훨씬 많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압도하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거주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지방의 정치적 영향력도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지방 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은 향후 선거구 합병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인구 감소와 지방 산업 붕괴에 따른 대도시 이주 수요가 맞물리면서 지방 공동화 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땅덩어리가 아무리 커도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 적으면 독자적인 선거구로 인정받지 못한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를 확정할 때 “지역구 간 인구 편차가 2 대 1을 넘어선 안 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방에는 ‘공룡 선거구’만 남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선거판에서 수도권 영향력이 높아질수록 지방 붕괴가 더 빨라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수도권 의원 수가 늘어나면 각종 재원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지방은 지금보다 더 소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구조 변화가 정치판에 미치는 또 다른 변수는 유소년(14세 이하) 감소와 고령자(65세 이상) 확대다. 지금은 유소년 643만 명, 고령자 768만 명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2025년에는 2배(554만 명:1051만 명), 2034년에는 3배(491만 명:1478만 명)로 벌어진다. 여야를 막론하고 고령자 복지 확대 등 ‘노심(老心) 잡기’가 핵심 공약이 될 것이란 얘기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