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신 이후 변화 없어…국민연금 중점관리기업 지정해야"
美투자회사 "현대홈쇼핑 주주가치 높여야" 국민연금에 서신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가 현대홈쇼핑의 주주가치 증대 등을 재차 촉구하는 서신을 회사 측과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보냈다.

임성윤 돌턴인베스트먼트 연구원(시니어 애널리스트)은 지난 17일 현대홈쇼핑과 국민연금에 이런 제안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고 18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임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에 보낸 서신에서 "저희는 지난 3월 초 현대홈쇼핑 이사회 및 경영진께 '자본배분 정상화'라는 제목으로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제안을 한 바 있다"며 "그러나 그 후 현대홈쇼핑에서 어떠한 의미 있는 변화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12월 13일 현재 현대홈쇼핑의 주가 7만9천700원은 2010년 상장 이후 최저 수준이며 심지어 2010년 공모가였던 9만원조차 밑돌고 있다"며 "현대홈쇼핑은 뛰어난 현금창출력을 가졌지만, 그 현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좋은 투자처가 없다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또는 배당 등 주주환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텐데 현대홈쇼핑은 여력 대비 매우 적은 주주환원을 하고 있다"며 장기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서거나 배당금액을 늘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지배주주, 이사회 및 경영진께서 주주가치 증대에 대한 의사가 없고 책임을 못 느끼겠다면 주주들의 보유주식을 공정가격에 공개 매수해 상장 폐지하기를 강력히 권고드린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민연금에 보낸 서신에서는 "국민연금이 지난 7년간 투자하고 약 13% 지분을 보유해 실질적인 2대 주주로 있는 현대홈쇼핑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저점을 경신함에 따라 국민연금의 손실도 약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홈쇼핑 사업은 정부가 제한된 수의 업체에만 사업권을 허가한 과점 사업인데 그 사업으로 창출된 가치가 지배주주로 인해 국민연금 및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큰 손실만 발생시키는 점은 매우 불공정하다"며 "현대홈쇼핑이 국민연금의 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이 우선적으로 현대홈쇼핑과 같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효과적으로 이행할 것을 간곡하게 재촉구 드린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