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식품 김순자 대표 "김치는 K푸드 대표선수…중동에도 수출해요"
할랄 인증 취득…28개국 수출
해외 미군부대에도 김치 공급
한성식품의 김치는 ‘맛이 변함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산 재료만을 사용하며 배즙 무즙 양파즙 등 ‘3즙’을 넣는다. 황태육수를 사용해 차별화된 깔끔한 맛을 낸다. 다른 업체의 김치보다 비싼 이유다. 김 대표는 “천일염으로 하루 동안 배추를 절이고 저온 숙성하는 등 전통 방식의 제조법을 고수한다”며 “대부분 시판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러지는데 우리 김치는 익으면서 깊은 감칠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한성식품은 대형병원, 관공서, 학교 등에 공급하며 국내 B2B(기업 간 거래) 김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얼마 전부터는 고급 김치로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롯데호텔과 함께 내놓은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 4종은 출시 첫 달에만 매출 1억원을 올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성식품이 만든 김치를 한 번쯤은 먹어 봤을 것”이라고 했다.
포기김치 갓김치 백김치 등 전통 김치를 비롯해 미니롤보쌈김치 무샌드위치김치 미역김치 등 기발하고 다양한 김치를 생산한다. 김치 관련 특허만 28종에 달한다. 2004년 설립한 김치연구소는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을 통해 김치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30여 년간 한우물만 파다 보니 정부도 그를 인정했다. 김치 신제품 개발 및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7년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로, 2012년엔 대한민국 식품명장으로 선정됐다.
‘김치 종주국’ 자존심을 걸다
김 대표는 ‘찾아가는 김치체험 교실’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우리 김치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싸고 질 낮은 중국산 김치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고 어린 세대들이 김치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김치 체험은 아이들의 정서 및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며 “‘김치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뺏길까봐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다. 2012년엔 강원 정선군에 관광 테마파크 ‘김순자 명인 김치테마파크’를 열었다.
식생활의 간편화 및 외식 증가 추세로 포장김치 시장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 정선에 생산공장을 완공한 것도 그래서다. 부천과 서산, 진천에 이은 네 번째 공장이다. 김 대표는 “거래처인 삼성웰스토리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포장 및 물류 자동화 등 생산성을 높였다”며 “품질 좋은 고랭지 배추를 제때 공급받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28개국에 수출하는 등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중동지역 공략을 위해 할랄 인증도 받았다. 김 대표는 “요즘 추세에 맞춰 나트륨을 줄인 김치가 세계인들에게 ‘K푸드’로 인기”라며 “해외 미군부대에도 김치를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고운 외모와 달리 손은 온갖 주름과 상처로 거칠었다. “고무장갑을 끼면 김치가 숨쉬는 걸 손끝으로 느낄 수 없어요. 김치는 손맛입니다.”
부천=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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