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의견 낸 다른 위원도 다음 회의 '인하 의견' 예고
금리인하 주장 금통위원 "현 금리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아"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소수의견(금리인하)을 낸 한 금통위원이 "현재 통화정책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신인석 위원은 한은이 17일 공개한 11월 17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서 이처럼 말하고 "좀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 대응이 요구되며, 이에 기준금리를 연 1.00%로 0.25%포인트 인하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신인석 위원 1명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 의사록에서 "세계교역의 상당한 둔화를 배경으로 경기 부진과 물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의 경기와 물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 경기를 진단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 상황과 내년도 전망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실질 중립금리는 최근 잠재성장률의 하락속도를 넘어서 다소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의 물가 전망을 감안하면 현재의 기준금리가 시사하는 실질금리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실질 중립금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에서 (기대)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금리를 말한다.

신 위원의 발언은 한은의 금리 인하로 명목 금리가 낮아졌지만, 저물가 상황이 지속하면서 실질 금리는 경제 상황이 요구하는 수준만큼 낮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리인하 주장 금통위원 "현 금리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아"
한편 조동철 위원으로 추정되는 다른 위원도 신 위원과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신 위원과 조 위원은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힌다.

조 위원으로 추정되는 이 위원은 다음 회의에서 '인하' 의견을 예고해 사실상의 소수 의견을 냈다.

이 위원은 "기조적 물가상승률 흐름을 고려할 때 연 1.25%인 현재의 기준금리도 실질금리 기준으로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작금의 거시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그 시점은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한 지난 통화정책 결정회의 의결문의 취지를 존중하기 위해 다음 회의로 이연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동결 의견을 낸 다른 한 위원은 저물가와 경기부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가계부채 확대 가능성 등을 경계하며 실물경제 동향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정부의 강력한 대책으로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향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번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는 내달 17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한은은 세계교역 위축과 성장세 둔화 흐름에 대응하고자 지난 7월과 10월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