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부가 시장에 보낸 메시지는 “가능한 한 빨리 집을 팔라”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를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해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다주택자에 대한 퇴로를 열어주되 ‘데드라인’ 이후에도 버티는 사람에게 ‘세금 폭탄’으로 응징하겠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퇴로' 열어줬다…6개월간 양도세 한시 완화
정부는 16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내년 6월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파는 다주택자에 한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주기로 했다. 지금은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팔면 10%포인트, 3주택자에게는 20%포인트씩 양도세가 중과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도 배제된다.

정부는 한시적(12월 17일~내년 6월 말)으로 이런 규제를 풀어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매도를 유도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보유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고삐 풀린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다.

아파트 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은 여기까지다. 2021년 이후에 팔면 보유세뿐만 아니라 양도세 부담도 대폭 올리기로 해서다. 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매기는 양도세율은 40%에서 50%로,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에는 기본 세율(6~42%)이 아니라 40%를 일괄 적용키로 했다.

2021년부터는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팔 때 중과하는 다주택자 기준에 아파트뿐 아니라 분양권도 포함하기로 했다. 지금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아파트 한 채와 분양권을 가진 사람은 1주택자로 분류되지만 앞으로는 2주택자가 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실거래가 기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할 때 보유기간 외에 거주기간도 따지기로 했다. 직접 거주하지 않아도 3년 이상 갖고 있으면 보유기간에 따라 매년 8%씩 최대 80%를 공제해주는 제도를 바꿔 매년 공제율(8%)을 정할 때 보유기간(4%)과 거주기간(4%)을 별도로 적용할 방침이다.

‘일시적 2주택자’ 인정 요건도 강화된다. 지금은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2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팔기만 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17일부터 세금을 안 내려면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전입하고, 1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한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