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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협조 공문에 속앓이
직원들 "영업 실적 채우랴
가욋일까지 하랴 이중고"
“영업 목표 채우기도 벅찬 시기인데, 이제 커피까지 타 드려야 하는 건지….”

은행 일선 영업점에서 점포 개방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은행 점포를 ‘은행권 공동 한파 쉼터’로 운영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전국 곳곳의 지점을 활용해 겨울철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요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은행연합회에 ‘은행권 공동 한파 쉼터 운영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지점 내 상담실·고객 대기 장소 등을 ‘한파 쉼터’로 조성하고 음료 등 편의 물품을 제공하라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하면서 한파가 자연재난에 포함된 것이 계기가 됐다. 행안부 요청에 따라 은행연합회는 각 은행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 국책·시중 대형 은행뿐 아니라 외국계·지방은행도 공문 대상에 포함됐다.

소비자 편의와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70대 소비자는 “추운 날씨에 맘 편히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쉼터를 만들어줘 고맙다”고 말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과도한 ‘관치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한파 쉼터를 찾은 이용자가 원하면 따뜻한 음료를 대접하라는 지시 사항이 함께 내려왔다”며 “일부 고객은 업무도 보지 않고 ‘커피를 타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는데 은행원이 거절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지점 직원은 “여름에는 폭염 때문에 은행 지점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365일 은행 지점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주 52시간 근무 체제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 업무 집중도를 높여야 하는데 사기업에는 맞지 않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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