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성동구 사근동 공공복합청사 앞. 복합청사 지하에 있는 목욕탕을 이용하러 온 주민들로 일찍부터 주변이 북적였다. 1만1706명(지난달 말 기준)이 살고 있는 사근동에는 복합청사가 문을 연 2016년 이전까지 목욕탕이 단 한 곳도 없었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의 민원도 잇따랐다.

성동구는 고민 끝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손잡고 1595㎡ 규모의 나대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작지 않은 규모지만 제대로 개발되지 않아 여기저기 흙만 쌓인 채 방치돼 있던 곳이었다. 2년간 공사를 거쳐 황량했던 나대지는 지하 2층, 지상 3층의 복합청사로 탈바꿈했다. 복합청사에는 주민의 숙원이었던 목욕탕이 생겼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특화 도서관도 자리 잡았다. 복합청사 설립 후 문을 연 방과 후 공부방도 인기가 좋다. 40억원 정도였던 이곳의 재산 가치는 복합청사 설립 후 140억원으로 3.5배 뛰었다.

부실한 공유재산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공유재산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는 도로변에 있는 나대지에 복합청사를 세워 보건소와 근린생활시설을 넣었다. 개발 전 36억원으로 평가된 나대지 가치는 개발 후 271억원으로 올랐다. 복합청사에선 연간 임대 수입이 5억4000만원씩 나오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놀고 있는 나대지에 복합공영주차타워를 세워 재산 가치를 10배 이상 불렸다. 창원시는 상남동에 있던 나대지에 주차장과 수익시설을 갖춘 복합공영주차타워를 세웠다. 기존 34억원이었던 재산 가치는 개발 후 353억원이 됐다. 창원시 관계자는 “복합개발로 주차난을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공유재산 개발의 필요성에 일찍 눈을 뜬 지자체들은 위탁개발 사업 방식을 택해 개발 부담을 줄이고 있다. 위탁개발은 지자체가 갖고 있는 공공용지 등 공유재산을 공적 기관에 위탁해 개발하고 장기간에 걸쳐 임대 수익 등을 통해 공사 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공유재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