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푸드 시장' 식품업계 격전지 된다
‘치아가 부실해도 죽은 싫다. 예전처럼 먹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소화도 잘되는 음식을 먹고 싶다.’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노년층과 환자를 위해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시장이 식품업체들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에도 노년층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현대그린푸드가 이 시장에서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단체급식이 아닌 연화식을 가정간편식(HMR)용으로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동파육, 등갈비찜 등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는 완전 조리형 연화식을 현대백화점과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에서 판매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내년부터 생산량과 종류를 더 늘릴 계획이다. 경기 성남에서 짓고 있는 ‘스마트 푸드센터’에 연화식 전문 생산시설을 집어넣을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연화식도 부담스러워하는 노인과 환자를 위해 더 쉽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연하식’을 개발 중이다. 식도 근육이 약해진 사람도 먹을 수 있도록 젤리 형태의 음식을 내놓는다. 내년 초 신세계의 연하식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해외 유명 영양치료 기업과 1년간 공동 연구를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소량 팩 형태의 HMR 제품으로 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내년 상반기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케어푸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병원, 요양원, 어린이집 등에 단체급식 형태로 제공해온 연화식 브랜드 ‘행복한 맛남 케어플러스’(사진)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용으로도 내놓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 988명에게 연화식을 공급하며 소비자 반응을 조사했다. 이주은 HMR상온마케팅담당 상무는 “환자식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