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4일 인천국제공항 탑승 수속 카운터. 일본행 항공기 수속 시간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9월 4일 인천국제공항 탑승 수속 카운터. 일본행 항공기 수속 시간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겨울 휴가철로 접어들었지만 여행업계에 분 일본여행 보이콧 삭풍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갈등 여파로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급감하는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투어의 일본 패키지 여행 상품 송출객은 지난해 11월 대비 81% 급감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91% 추락했다. 이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달 전체 패키지 상품 송출객수는 각각 38%, 13% 줄어든 18만명과 12만명으로 집계됐다.

12월에도 일본 여행 수요 부진에 패키지 송출객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전체 패키지 상품 예약 증감률은 각각 -24%, -3%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 대체 노선을 준비했지만 충분히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현준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일본 경제 제재 이슈 여파가 지속되면서 패키지 송출객 부진이 이어졌다"며 "일부 여행 수요가 남태평양 등 타 지역으로 이전되고 있지만 송출객 반등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여행 수요 급감은 내년 1월까지도 전체 패키지 상품 예약률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1월의 패키지 예약 증감률은 하나투어는 -21%, 모두투어는 -3%로 집계됐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부진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일본 패키지 상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낮은 만큼 하나·모두 투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해 더 이상 절대금액이 줄지 않더라도, 증감률 측면에서는 훼손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일본 여행 보이콧 뿐 아니라 부진한 경기가 더 큰 여행 수요 감소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단거리 노선 여객 수요 모멘텀 둔화는 기본적으로 경기 하방 압력 여파 때문"이라며 "지난해부터 가계수입전망이 둔화했고 시차를 두고 여행비 지출 전망 역시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추세가 저비용항공 여행 수요에 보다 민감하게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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