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4일 내놓은 중장기 사업계획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요 해외 시장별 성장 전략이다. 한국과 인도를 글로벌 허브 생산기지로 삼고,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 등을 담았다. 주로 제품별 생산·판매 전략을 제시해온 기존 방식과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韓·인도, 허브 생산기지 육성…중동·아프리카 등 新시장 개척"
현대차는 한국과 인도를 ‘글로벌 모(母) 생산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한국을 선진국 시장 중심의 차량 개발·생산기지로 육성하고, 인도는 신흥시장 개척을 위한 거점으로 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가 크레타(인도 현지 전략 차량)와 같은 신흥시장 전용 모델을 개발·생산하는 중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인도 첸나이와 안드라프라데시에 각각 연산 70만 대,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선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중국에선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라인업을 늘려 시장 지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년에 전기차 등 7~8종의 신차를 한꺼번에 쏟아내 떨어진 현지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미국 시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권역별 생산 효율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팰리세이드와 싼타페를 앞세워 ‘명예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시장 개척 전략도 공식화했다. 현대차는 이번달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 델타마스공단에 연산 25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이 공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호주 수출시장을 뚫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중장기적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중동엔 픽업트럭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프리카에선 중부 나이지리아 등에 공장을 짓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중남미 지역에선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늘려 시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