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생수시장 '빅3' 진입 목표 vs 제주도, '삼다수' 아성 깨질까 우려

'제주용암수' 브랜드로 생수 시장에 뛰어든 오리온이 3일 제주시 구좌읍 제주용암해수단지 내에 공장을 준공하며 생수 시장의 대규모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제주도 '생수 전쟁' 시작됐다…오리온 '제주용암수' 공장 준공
오리온은 1천2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제주용암해수단지내 전체면적 3만㎡ 부지에 건축면적 1만4천985㎡의 '제주용암수' 공장을 지어 3일 준공식을 가졌다.

오리온은 2016년 제주용암해수단지에서 나오는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21억2천400만원에 취득했다.

이듬해 12월 미네랄 워터 등의 제조를 위해 공장을 착공했다.

제주용암수 공장은 연간 330㎖, 530㎖, 2ℓ 등 제품 2억4천여병을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

오리온은 국내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이어 베트남으로 확장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가격 등을 포지셔닝한다.

우선 530㎖, 2ℓ 2가지로 출시된 신제품은 국내 시판 중인 일반 생수보다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의 함량이 2배에서 13배까지 많아 뼈 건강과 신경, 근육 기능 유지 등에 도움이 된다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특히 제주도 현무암에서 자연 여과된 '용암수'를 원수로 사용해 셀레늄과 바나듐, 게르마늄 등 희귀 미네랄도 함유하고 있다는 게 오리온 측 설명이다.

오리온의 국내 생수시장 공략으로 국내 판매 1위를 지켜온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 산하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도엔 비상이 걸렸다.

용암해수를 이용한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삼다수와 같은 일반 '먹는샘물'과 달리 미네랄을 분리, 재투입하는 형태로 식품첨가물이 들어가는 혼합음료로 분류되지만 소비자들은 제주용암수를 '먹는샘물'로 인식해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 삼다수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제주도 관계자들의 우려다.

도 관계자들은 이와 함께 오리온이 막강한 유통망에 기반한 시장장악력도 우려하며 3일 "2017년 2월 원희룡 제주지사가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과 만나 해외 판매만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이후 오리온 측에 국내 판매를 하지 말라는 공문을 2차례 보냈다"고 밝혔다.

도는 오리온 용암수의 국내 판매를 막을 근거는 없지만 도 출연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JTP) 산하 용암해수센터를 통해 염지하수 취수량을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도가 국내용이 아닌 수출용으로 사업권을 허가했으나 오리온이 이를 어겼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음해성 발언"이라며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허 부회장은 "신제품이 법적으로는 '혼합음료'로 규정되지만, 이는 정확한 물 속성을 전달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다른 생수들이 '먹는 샘물'이 아니라 '먹는 지하수'로 규정돼야 한다"며 "관계 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해 또 다른 논쟁을 예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천259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매년 생수 시장 성장률이 10%에 달하고 내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미네랄워터 시장은 프랑스산 '에비앙'과 '볼빅', 미국산 '피지워터' 등 프리미엄 수입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