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앱(응용프로그램) 하나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시범 시행을 마치고 이달 중순부터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시범 시행 한 달 만에 가입자는 200만 명을 돌파했다. 공식 출범 이후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88곳이 서비스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더 다채로운 금융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공식 출범식을 연다. 이날 행사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은행 및 핀테크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출범식 이후 핀테크 기업들도 오픈뱅킹 서비스에 정식 참여한다. 지금까지 이용 적합성 승인을 받은 88곳이 대상이다.

그동안 오픈뱅킹은 은행만 참여해 왔다. 지난 10월 말 10개 은행(농협·신한·우리·KEB하나·기업·국민·부산·제주·전북·경남은행)부터 시범 시행해왔다. 이후 광주은행(11월 18일)과 대구은행(11월 29일)도 합류했다. 시범 시행 후 한 달(10월 30일∼11월 28일) 동안 모두 239만 명이 오픈뱅킹 서비스에 가입했다. 이들은 551만 계좌(1인당 2.3개)를 등록했다. 총 이용 건수는 4964만 건(하루 평균 165만 건)이었다.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는 잔액조회(3972만 건)였다. 출금·이체(116만 건)가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는 오픈뱅킹이 은행의 개별 앱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서비스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핀테크사들이 시중은행의 계좌·송금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은행과 비슷한 서비스를 더 낮은 수수료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은행 정보를 활용해 재테크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하게 출시될 전망이다.

금융결제원과 금융보안원은 참여를 앞둔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기능 테스트, 보안 상담 및 보안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을 대상으로 오픈뱅킹 시범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다른 은행 계좌 자동조회에 오류가 생겨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FDS(이상거래 탐지시스템) 결과를 실시간(10분 단위)으로 이용기관에 자동 전송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