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부국장 "통화정책만 앞서가면 안 돼"
SCMP "중앙경제공작회의 앞두고 재정·구조조정으로 경기대응 신호"
中 "공격적 양적완화 타산지석 삼아야"…완화정책 속도조절 시사
중국 지도부와 금융 당국자들이 잇따라 지나치게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 둔화 가속화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이 금리를 더 내리는 등 돈줄을 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큰 부작용을 우려해 완화 정책의 강도를 정밀하게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중국신문사 등에 따르면 장쉐춘(張雪純) 인민은행 연구국 부국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서방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폈다가 여러 문제를 초래했다면서 중국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부국장은 "우리는 양적 완화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선진국들을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우리는 경기 둔화 압력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통화 정책만 혼자 앞서가게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화 정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대신 재정 정책과 구조적인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발언은 내년 정부의 경제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나왔다"며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보다는 재정 확대 및 구조조정이 내년 경기 둔화 대응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역시 지난 21일 "계속해서 적극적 재정 정책과 온건한 화폐 정책을 펼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절대로 양적 완화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6.0%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게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부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속에서 중국은 경기 둔화 우려 고조 속에서 올해 연초 2조1천500억 위안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를 핵심으로 한 재정 정책을 내놓고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뚜렷한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중국은 그간 금기시했던 완화적인 통화 정책까지 들고나왔다.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중립적 수준의 '온건한 통화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수차례 지급준비율 인하에 이어 부분적인 금리 인하를 병행하는 제한적 통화 완화 정책도 함께 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