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토종 씨앗을 수집해 보관하는 '토종종자은행'을 28일 설립했다.

경기도 토종종자은행 출범…국내 최대 씨앗보관실
토종종자은행은 평택시 고덕면 평남로 2만4천㎡ 대지에 씨앗보관실과 전시실, 체험장, 육묘장 등을 조성했다.

영하 20도까지 온도조절이 가능한 140㎡ 규모의 씨앗보관실은 토종 종자를 최대 2만점까지 보관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를 갖췄다.

토종종자은행은 수집한 토종 종자를 보관하고 토종 농사를 짓는 도민들이 종자를 보관할 수 있게 공간을 공유한다.

이곳에는 도와 민간단체인 토종씨드림, 토종도서관 전국협의회가 그동안 양평, 화성 등 9개 시군에서 수집한 토종 종자 1천700여점을 보관하고 있다.

내년부터 매년 4개 시군에서 추가로 토종 종자를 수집해 5년 이내 경기도 31개 모든 시군에서 토종씨앗 수집을 마치고 수요가 있는 토종 종자를 증식해 농가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3만㎡ 규모의 토종테마식물원을 단계적으로 조성해 토종 특성 조사·연구에 활용하고 도민들이 토종 먹거리를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토종종자은행을 이용하려면 경기도종자관리소 평택분소(☎ 031-8008-8273)로 문의하거나 방문하면 된다.

경기도 토종종자은행 출범…국내 최대 씨앗보관실
종자관리소는 이날 토종종자은행 현판식과 함께 선배 농업인이 후배 농업인에게 토종종자를 전달하는 '토종종자 세대이음 행사'를 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용분(80·화성시) 씨는 "오래전부터 기르던 잔달팥(검은색 팥)을 직매장에 내놓았는데 처음에는 안 팔리더니 어느 때부터 '토종 씨앗, 토종 씨앗' 하며 찾더라"며 "그래서 집에 남겨뒀던 선비잡이콩(약간 푸르고 눈 양쪽에 검은 점이 있는 콩)을 길러서 로컬푸드 직매장에 내놓았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유전자원으로 가치가 높은 토종 종자를 수집·보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경기도가 소중한 토종 씨앗을 발굴하고 지키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