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주거용 변질 우려" 사업계획서 재보완 요구
공원일몰제 앞두고 내년 상반기 행정절차 완료 미지수
레지던스 호텔 이견 여전…광주 지산유원지 개발 차질
광주 시민의 추억 명소인 지산유원지 개발 사업이 레지던스 호텔에 대한 시와 사업자 간 이견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22일 도시공원위원회를 열어 사업 시행자인 나경인터내셔널이 지난달 제출한 사업 계획서를 심의했다.

시가 보완을 요구한 데 대해 1년 만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였지만, 시는 나경인터내셔널이 제출한 계획서의 숙박 시설과 도로 매입 계획 등을 다시 보완하도록 했다.

특히 레지던스 호텔 개념의 숙박시설이 숙박업이 아닌 주거용으로 변질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다.

레지던스 호텔은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텔 개념의 주거시설을 말한다.

시는 레지던스 호텔을 분양받아 숙박업이 아닌 개인 별장이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단지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고 유원지로 조성하려는 사업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월 사업 시행자로 지정된 나경인터내셔널은 호텔·컨벤션센터·직업체험관·수영장·집라인 등을 갖춘 복합유원지로 조성한다는 사업 계획서를 지난해 12월 냈다.

하지만 시가 요구한 숙박 시설·도로 매입 계획 등의 보완 사항을 갖추지 않아 반려됐고 올해 8월 사업 시행자 지정도 일시 정지했다.

나경인터내셔날이 1년 만에 다시 제출한 사업계획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지산유원지 개발사업은 차질이 우려된다.

시는 계획서를 받는 대로 도시공원위원회를 열어 심의·검토하고 실시계획인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보완요구가 제대로 반영될지 미지수다.

또 내년 6월 공원일몰제 시한이 지나면 현재 도시계획시설인 사업 부지가 모두 공원 녹지가 돼 유원지 개발이 더 어려워지는 것도 문제다.

광주시는 공원일몰제 시행 이전에 행정 절차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레지던스 호텔 건립 등은 개선이 필요해 실시계획인가 신청일을 연기했다"며 "공원 녹지로 풀리면 유원지로 개발하는 게 사실상 힘든 만큼 사업자와 협의해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산유원지는 1976년 유원지 시설로 지정된 뒤 호텔·골프 연습장·모노레일·상가 등을 갖추고 운영했으나 1994년 사업자 부도 뒤 사실상 방치됐다.

현재 호텔과 리프트카, 모노레일만이 운영 중이다.

2017년 7월 면적 조정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추진되면서 23년 만에 행정절차가 시작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