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초 사업목표 하나를 정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와인을 들여오는 것이었다. 현대백화점이 식품관에서 다양한 와인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다른 유통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와인사업 규모는 크지 않았다. 와인시장은 대형마트와 수입상이 주도하고 있었다.현대그린푸드는 와인 종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대형마트, 와인바, 레스토랑 등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희소성 있는 와인을 단독으로 들여와 판매하기로 했다. 글로벌 와인시장에서 2~3%의 비중을 차지하는 ‘내추럴 와인’에 주목했다. 화학비료나 살충제,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친환경·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추럴 와인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현대그린푸드가 내추럴 와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13일부터 말바시나 펫낫, 페코리노 화이트, 피노그리오 로제 등 이탈리아 내추럴 와인 5종(사진)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의 와인 레스토랑 ‘와인웍스’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경기 판교점의 그로서란트(식료품을 사면 요리를 해주는 공간) 매장, 현대그린푸드가 위탁운영하는 서울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 대구 그랜드호텔 등에서 이 제품을 맛볼 수 있다.현대그린푸드는 내추럴 와인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내년엔 프랑스, 스페인 와인을 추가로 도입해 내추럴 와인 제품군을 20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사내 와인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외식 조리사, 조리원 직원 중 100여 명을 선발해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을 지원할 예정이다.송기범 현대그린푸드 소믈리에는 “와인웍스에서 내추럴 와인을 찾는 소비자의 70%가 20~30대 젊은 층”이라며 “우수한 품질의 내추럴 와인을 단독 확보해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20개월간 하루 200명의 밥을 짓던 조리병. 수도방위사령부 군수지원대대에서 조리병으로 복무한 임진욱 씨(22·사진)는 제대와 동시에 대기업에 입사해 셰프의 꿈을 펼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육군 인사사령부와 진행 중인 ‘조리병 채용 프로그램’이 발판이 됐다.그는 현재 경기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푸드코트에서 조리사로 일한다. 임씨는 “일반 조리직군은 외식 매장 근무 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경력 없이 대기업 사업장에서 일하긴 ‘하늘의 별따기’”라며 “군 경력을 인정받아 남들보다 3년 정도 빨리 대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임씨는 부산조리고를 졸업하고 경남 양산 동원과학기술대 호텔외식조리학과에 다니던 중 수방사 조리병에 지원했다. 매일 200명의 식사를 책임지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군 복무를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 몰랐다. 그는 “남들보다 더 빨리 조리사 일을 시작한 만큼 최연소 코너장(푸드코트 총 책임자)이 되는 게 새 목표”라고 말했다.‘조리병 채용 프로그램’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지난 7월 육군 인사사령부와 맺은 ‘1사1병영’ 협약의 하나다. 한국경제신문사와 국방부가 8년째 하고 있는 병영문화 개선 캠페인 1사1병영에는 다양한 형태의 결연 프로그램이 있다. 이 중 단순 위문품 지원에서 벗어나 군장병의 진로 설계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9월까지 10여 명의 조리병을 일반 사원으로 채용했고, 연말까지 20여 명을 추가로 뽑는다.현대그린푸드는 단체 급식이 주요 사업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음식을 조리할 특수 인력이 필요하다. 조리병 경력을 갖고 입사한 사원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현대그린푸드는 조리병 출신 사원들을 대상으로 ‘청년 셰프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1년 이상 근무 경력과 조리사 자격증만 있으면 외식조리사로 진급시키고, 멘토링을 할 계획이다. 전문학사 학위 등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사장은 “3년간 300명 이상의 전역 조리병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가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사장(왼쪽)은 16일 서울 청진동 하나로의료재단 종로본원에서 이경률 SCL헬스케어그룹 회장(오른쪽)과 ‘헬스케어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SCL그룹은 서울의과학연구소, 하나로의료재단 등을 운영하는 의료 서비스 전문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