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다음달 5일께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한다. 임원 직급 폐지 이후 첫 번째 공식 인사다. 이번 인사에선 ‘승진’이란 단어가 사라진다. 임원 신규 선임과 대표이사 선임만 발표한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장동현 SK(주) 사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지난 8월 임원 직급제도를 폐지했다. ‘상무, 전무, 부사장’으로 구분하던 임원 직급은 본부장과 그룹장 등 직책으로 바뀌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임원 직급이 사라짐에 따라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신규 임원과 사장단 인사만 발표한다”고 말했다. 임원 선임자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규 임원(112명)보다 약 30%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장단 인사는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후문이다. 각 계열사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검증된 리더십에 맡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LG화학과의 배터리 기술 소송전을 이끌고 있다. 장 사장은 바이오, 반도체 소재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SK를 투자형 지주사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들은 자리를 맞바꿀 가능성이 크다. 사장단 인사를 최소화하면서 그룹 운영에 변화를 주려면 자리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이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올해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셀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SK는 지난해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했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이 48세로, 절반 이상이 1970년대생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젊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SK는 꾸준히 30대 임원을 발탁하는 등 임원 연령대를 낮추고 있다. 과거와 달리 팀장을 거치지 않은 부장을 임원으로 선임하는 ‘깜짝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