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사진제공=연합뉴스
스타벅스코리아/사진제공=연합뉴스
대학생 임 모씨(24)는 한때 매일같이 스타벅스를 들렸던 '스타벅스 마니아'였다. 과제, 팀플 등 모든 업무를 스타벅스에서 해결하는 임씨에게 스타벅스 프리퀀시 적립은 필수요, 다이어리 등 각종 이벤트 참여는 기본이었다. 그런데 임씨는 최근 1년새 스타벅스를 향한 발걸음이 예전보다 뜸해졌다고 전했다. 2~3시간 앉아서 마시기엔 종이 빨대가 여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 이제는 꽤 적응했다지만 그래도 임씨는 종이 빨대 이용에 가끔씩 불편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임씨에게 스타벅스가 국산 종이 빨대 도입은 희소식이 될까. 20일 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벅코리아)는 그간 사용해왔던 중국산 흰색 종이 빨대를 빠르면 올해 말에, 늦어도 내년 초께 국내 업체에서 생산하는 커피색의 것으로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 한 관련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스벅코리아와 계약을 맺은 국내업체는 종이컵 코팅에 쓰는 폴리에틸린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소재로 튼튼한 내구성을 갖췄으면서도 친환경 코팅재를 사용한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종이빨대가 오랜 시간 음료에 담겨 있어 흐물거려지거나 음료를 마시다가 입구가 접히는 등 소비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빈도는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종이 빨대/사진=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 종이 빨대/사진=스타벅스 제공
각종 커뮤니티 등에서 스타벅스 종이 빨대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게시물이 종종 보이지만, 사실 스벅코리아는 이제껏 종이 빨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결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한 스타벅스 관계자는 "변화를 크게 못 느꼈을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이제까지 두 번 정도 종이 빨대를 전면 업데이트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벅코리아는 빨대 외부에만 적용했던 콩기름 코팅을 안쪽면에도 확대하고, 종이 빨대를 플라스틱 빨대처럼 원통형이 아니라 3개의 종이를 나선형으로 꼬아 물이 스며드는 틈을 최소화하는 등 소비자의 불만에 귀 기울여왔다. 리드(빨대 없는 컵 뚜껑)를 도입한 것도 이같은 일환이다.

다른 스벅코리아 관계자 역시 이번 종이 빨대의 교체를 두고 "중국산을 국산으로 바꾼다가 중점으로 보도가 됐지만 그것보다는 소비자 만족 위한 종이 빨대 업데이트의 연장선상이라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스벅코리아는 지난해 11월부터 친환경 소재인 종이 빨대를 전국 매장에 도입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스벅코리아가 요구하는 친환경 내구성을 갖춘 국내업체가 없었고 이에 종이 빨대를 전량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그러나 최근 스벅코리아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품질의 종이 빨대를 국내업체들이 개발하고 만들어내자 스벅코리아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스벅코리아는 국내 종이 빨대 기술의 발전에도 일정 도움을 준 셈이다.

무엇보다 스벅코리아는 환경을 악화시키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예전에 플라스틱 빨대를 매장에 비치해뒀던 스벅코리아는 종이 빨대를 도입한 이후 직원들이 직접 빨대를 음료와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후 기존 월평균 1500만개의 빨대 사용량이 절반 이상으로 크게 줄었다. 전국에 1336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스벅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귀감이 돼 여럿 커피 전문점에서 종이 빨대를 도입하기도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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