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앓이'에 빠진 중앙 부처들
“저희는 이제 되었습니다. 끝없는 구애 끝에 펭수와 함께 했드아!”(보건복지부 계정으로 유튜브에 단 댓글)

지난 15일 보건복지부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 EBS 캐릭터 ‘펭수’(사진)와 함께한 영상을 공개했다. 전날 외교부에 이어 정부 부처로는 두 번째다.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도 펭수를 섭외한 홍보영상 촬영을 기획하는 등 펭수는 정부 부처가 몰려 있는 세종시에서도 ‘대세’가 되고 있다.

펭수는 인형 탈을 쓴 펭귄 캐릭터로 ‘유튜브 최고 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헤엄쳐 온 키 2m의 열 살짜리 황제 펭귄’이라는 콘셉트다.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거침없는 언행으로 유튜브 채널 개설 7개월 만에 구독자 40만 명을 돌파했다.

특정 캐릭터가 여러 부처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는 주제로 제작된 복지부 유튜브 영상에서 이 같은 강점이 두드러졌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져 밥도 먹지 않고 울기만 하는 펭수를 펭귄 전문가와 정신건강 전문가가 살펴보고 “약한 우울증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펭수는 영상 마지막에 “힘들수록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끝을 맺는다.

한 부처 관계자는 “펭수는 캐릭터지만 어른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해 홍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좋다”며 “인기가 높아지며 일거수일투족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라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