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첫 오찬…"지금의 위기가 미래의 기회 돼야"
이재현 CJ 회장 이른 시간 별도 참배…오후 제사 진행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2주기 추모식이 19일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호암재단이 주관하는 공식 추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에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추모식 전주 주말에 미리 선영을 찾아 참배했고, 재작년에는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돼 불참했다.

이 부회장은 22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추도식 직후 오전 11시 30분께부터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식사를 함께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부회장이 전 계열사 사장단과 한자리에 모인 건 2010년 사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식사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안팎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흔들림 없이 경영에 임해주셔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면서 "지금의 위기가 미래의 기회가 되도록 기존의 틀과 한계를 깨고 지혜를 모아 잘 헤쳐나가자"고 말했다.

사업보국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으로 이병철 선대 회장의 창업 정신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 방송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추모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이건희 회장은 미국에 머물렀던 2013년에 이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014년부터 줄곧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을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도 이날 가족 참배 이후 추모식에 참석했다.
호암추도식 3년만에 찾은 이재용 "기업으로 사회·나라에 보탬되자"
삼성그룹은 호암의 기일인 11월 19일 매년 용인 선영에서 추모식을 연다.

일반적으로 오전에는 이재용 부회장 등 직계 가족과 삼성 사장단이 참배하고, 오후 범삼성 기업 관계자들이 선영을 찾는다.

다만 삼성과 CJ의 상속 분쟁이 불거진 7년 전부터는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로 추모식을 진행한다.

CJ그룹은 이재용 부회장 총수 일가보다 앞선 오전 9시께 선영을 찾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내외를 비롯해 자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6시께에는 서울 중구 필동 CJ 인재원에서 이재현 회장을 제주(祭主)로 하는 제사가 진행될 예정으로, 범삼성가 인사들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참석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는 가족이 모여 식사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 부장이 오전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저녁 자리에도 함께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등 계열사 사장단이 오후 선영을 찾는다.

정용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 신세계 총수 일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추도식 3년만에 찾은 이재용 "기업으로 사회·나라에 보탬되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