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들, '논문표절 논란' 국문과 교수 재조사·파면 촉구
논문 표절이 인정돼 전공학회로부터 제명당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모 교수를 파면할 것을 이 대학 학부생들이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는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당국과 박 교수 측은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오히려 제보자 K씨의 입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박 교수의 지도를 받은 대학원생 K씨는 이날 주최 측이 대독한 '서울대 총장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문제의 교수가 벌인 표절 행위는 서울대서는 물론, 한국 대학에서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그 규모와 정도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를 파면해 부디 서울대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알리고,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학회 등에서 표절로 인정된 해당 교수의 일부 논문을 서울대가 '표절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징계시효가 지났다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점은 '제 식구 감싸기'라며 철저한 재조사와 파면 조치도 촉구했다.

박 교수의 표절 의혹은 K씨가 2017년 대자보를 통해 학내에 고발하면서 처음 제기됐다.

의혹을 조사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는 2000∼2015년 박 교수가 발표한 논문 11편과 단행본 1권에 대해 지난해 표절 혐의를 인정했다.

관련 학회인 한국비교문학회는 표절로 인정되지 않은 논문 8편 중 2건에 대해서도 지난 5월 '중대한 표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박 교수를 학회에서 영구 제명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학생들의 의혹 제기에 반발했다.

그는 학교에서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한 논문까지도 학생들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지난 4월께 제자 K씨를 상대로 법원에 명예훼손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현재 직위해제 상태인 박 교수는 올해 초 추가로 표절 의혹이 제기돼 다시 연진위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