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 소·꽃송이버섯…명인의 농수산식품 여기있네"
각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국가대표급 농부들이 온라인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한국경제신문사와 네이버의 합작사인 아그로플러스(네이버FARM 채널 운영)가 농부들의 판로 확대를 위해 문을 연 ‘더농부마켓’을 통해서다. 더농부마켓은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 수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명인들을 꾸준히 발굴해 소비자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온라인 프리미엄 농산물 편집숍’을 표방한 더농부마켓은 아그로플러스가 국내 농산물 유통시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더농부마켓은 무엇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쓰고 있는 농식품 생산자들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스토리 소개를 통해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농업인에겐 안정된 판매망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겐 믿을 수 있는 농식품을 상대적으로 싼값에 제공한다.

더농부마켓에 1차 입점한 농부들의 면면은 ‘농업계 어벤저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들은 오랜 기간 각고의 노력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낸 명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심재석 임실생약 대표는 ‘한국판 밀크시슬’로 불리는 가시엉겅퀴 재배의 권위자다. 수박 재배, 약초 농사 등 온갖 실패를 거듭한 끝에 가시엉겅퀴를 국내 최초로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간기능 개선 효과와 관절염 개선 효과에 탁월한 엉겅퀴의 효능을 널리 알리는 게 40년 농사꾼의 소망이다.

신승호 그린그래스 회장은 17년의 연구 끝에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비율을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1 대 4로 맞춘 ‘오메가 소’를 만드는 데 성공한 집념의 농부다. 오메가 비율이 무너진 일반적인 축산물을 먹으면 대사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게 신 회장의 진단이다. 연구 과정에서 부도 위기를 넘기고, 손가락도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만의 비법이 담긴 사료를 만들어 내 지금의 그린그래스를 일궜다.

서울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권도영 권도영알로에 대표는 우연히 알게 된 알로에의 효능에 빠져 농사에 뛰어든 경우다. “농사에 미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13만2200여㎡(4만 평) 규모의 알로에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알로에 농장 면적의 66%에 해당한다. 콩이랑농원은 1대 서또분 할머니를 시작으로 4대를 이어 전통장을 담그고 있다. 대를 이어 영양소와 향미를 더하는 덧장기법을 통해 장맛을 지킨다.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저온숙성 저염된장이 이 농장의 자랑이다.

저온압착 프리미엄 참기름을 만드는 쿠엔즈버킷도 주목받는 회사다.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는 270도 이상의 고온에서 참기름을 볶는 기존 고온압착 방식이 항산화물질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대폭 줄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회사의 저온압착 참기름은 영양소를 지키면서 은은한 풍미를 내 미국 뉴욕의 일부 미쉐린 셰프들도 최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송원식품 대표인 송철수 명인은 서산에서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감태를 판다. 몇몇 어가에서 알음알음 먹던 감태를 본격적으로 가공해 판매한 감태 가공의 선구자다. 항암효과와 더불어 혈액순환 질환과 당뇨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글루칸을 가장 많이 함유한 버섯인 꽃송이버섯도 더농부마켓의 판매 품목이다. 겟앰프드라는 게임을 만들었던 게임회사 대표 출신인 이한창 연천바이오텍 대표가 농부로 변신해 생산하는 제품이다.

12명 농업인의 상품 40여 개를 판매 중인 더농부마켓은 내년까지 상품 수를 200여 개(농업인 50여 명)로 늘릴 방침이다.

FARM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