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세 곳에 대한 신규 사업자 입찰에 현대백화점그룹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점 빅3’는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에만 13곳의 시내면세점이 경쟁하고 있는 만큼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3개, 광주 1개, 인천 1개, 충남 1개 등 전국 여섯 곳의 신규 면세점을 운영할 사업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다. 작년 개정된 관세법에 따른 것이었다. 개정된 관세법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0만 명 이상 증가하거나, 매출이 2000억원 이상 늘면 신규 면세점 특허를 내주도록 돼 있다.

결과는 흥행 참패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그룹만 서울에서 신규 면세점을 운영하겠다고 신청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특허를 받으면 최근 면세점 사업을 포기한 두산의 서울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시내 면세점 입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7개 대기업이 뛰어든 2015~2016년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때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서울에 면세점이 6개에 불과했다. 그해 7월 HDC신라, 한화, SM 등이, 11월에는 신세계와 두산이 면세 사업자로 선정됐다. 2016년 12월엔 현대백화점도 면세점 면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요즘 면세점 시장은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이 주도하고 있다. 매출의 약 70%가 따이궁으로부터 나온다. 면세점들은 따이궁 집객을 위해 대규모 송객 수수료까지 지급하고 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