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크로스오버 트럭 시장에 도전장
현대자동차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트럭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종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1년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크로스오버 트럭인 ‘싼타크루즈’를 생산한다. 이 차량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크로스오버 모델은 기존 차종들의 장점을 결합한 차량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감각의 자동차 모델을 개발할 때 쓰는 전략으로 여긴다.

싼타크루즈는 픽업트럭처럼 적재함을 두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 SUV의 장점도 따왔다. 2열 4인승 구조에 개방형 적재함(오픈베드)을 갖출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는 2015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싼타크루즈의 콘셉트카인 ‘HCD-15’(사진)를 공개해 외신으로부터 호평받기도 했다.

현대차는 싼타크루즈가 도심형 트럭이라는 점을 강조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기존 SUV 운전자 가운데 아웃도어 레저를 즐기거나 도심에서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핵심 고객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SUV 비중(픽업트럭 포함)은 72.1%에 달한다. 이 비중은 당분간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대차는 싼타크루즈 생산을 위해 앨라배마 공장의 차체 및 부품 처리 공간을 확장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4억1000만달러(약 4794억원)다. 협력사 직원 등을 포함해 1200여 명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싼타크루즈를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한 이유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정된 한·미 FTA에 따르면 미 정부가 외국산 픽업트럭에 매기는 ‘관세율 25%’가 2041년까지로 연장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