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베트남 자산 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투자금액은 약 1조원으로 국내 은행의 해외 지분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지분 인수를 계기로 베트남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첫 번째)이 두 은행의 성장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첫 번째)이 두 은행의 성장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KEB하나은행 제공
KEB하나은행은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지분 취득 기념행사를 열었다. KEB하나은행은 7월 BIDV가 발행한 신주를 1조148억원(주식 취득일 환율 기준)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말 베트남중앙은행이 BIDV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KEB하나은행은 BIDV 지분 15%를 취득,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957년 설립된 BIDV는 베트남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한 곳이다. 증권, 보험, 리스, 자산관리 등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총자산 66조3000억원, 당기순이익은 3809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로는 베트남에서 가장 크다.

KEB하나은행이 BIDV와 피를 섞은 것은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전략적 제휴 관계를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윈윈’하겠다는 목적이다. KEB하나은행의 리스크 관리 기법과 개인 금융 관련 노하우를 BIDV에 전수할 예정이다. BIDV는 그동안 기업금융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성장 여력이 큰 편이다. KEB하나은행은 BIDV의 베트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현지 고객을 공략할 계획이다. 베트남에는 국내 진출 기업과 동포가 많기 때문에 금융권이 아시아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는 시장 중 하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현지 기업과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모두에 앞서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