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구인난,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부실 논란 불가피"
상장사들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총대란' 심해질 것"

상장회사협의회는 12일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인해 내년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구인난과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부실 논란이 빚어져 '주총대란'이 한층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장사협의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상장사 사외이사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대폭 줄인 것, 주총 소집 통지 때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제공을 의무화한 것 두 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유착을 막기 위해 사외이사 임기를 최장 6년으로, 또 계열사를 바꿔 사외이사를 맡아도 최장 9년으로 각각 제한하고 주총 소집 통지 때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함께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협의회는 "개정안 시행시 당장 내년에 새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사가 566개사, 새로 선임해야 하는 사외이사가 718명이고 이중 중견·중소기업이 494개사(87.3%), 615명(85.7%)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그야말로 사외이사 인력 대란"이라고 비판했다.

또 "상장사 사외이사는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오너로부터의 독립성을 모두 갖춰야 하나 이번 개정안은 기업과 사업을 이해하고 건설적인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회 회의록에 사외이사가 반대한 내용이 없다는 것을 근거로 '사외이사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실제로는 주총 공식 개최 전에 사외이사 등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많은 의견조율을 거쳐 수정한 결과를 안건으로 올린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개정안처럼 주총 소집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첨부하려면 이들 보고서가 소집 기간인 주총 2주 전보다 더 일찍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배당을 하는 회사의 외부감사인은 2월 말~3월 초까지 감사를 마쳐야 해 감사 기간이 현재 5주에서 약 3주로 줄어들어 부실감사가 우려된다"며 "여기에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판단을 받은 재무제표가 이후 주총에서 부결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밝혔다.

사업보고서에 대해서도 "작년 3월 기준 배당을 한 상장사 1천94개사 중 주총에서 배당을 결정한 회사가 1천24개사(93.6%)에 이른다"며 "시행령 개정 때문에 대다수 사업보고서의 배당 관련 정보가 주총 이후에 바뀔 수 있는 위험이 생겼다"고 예상했다.

그 결과 "배당처럼 중요한 투자정보가 사업보고서와 달라질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해외 기관투자자 등이 이런 사업보고서를 믿고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