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우리은행 DLF, 수익 냈다…오늘 만기상품 수익률 '2.2%'
은행권 'DLF 사태'로 곤경에 빠진 가운데 우리은행이 판매한 일부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손실에서 벗어나 수익을 냈다. 미중 무역합의가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독일 채권시장에서도 협상 기대감을 반영한 덕분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중 만기가 이날인 상품의 수익률이 2.2%로 최종 확정됐다. 이 상품의 잔액은 113억원이다. 평가일인 지난 8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8%로 원금 손실 기준보다 높아서다.

하지만 전날 만기가 돌아온 상품은 원금 손실률이 –21.5%로 확정됐다. 평가일인 7일(현지시간 런던 정오 기준) 독일 국채 금리가 –0.313%를 기록해서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상품 중 19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DLF 상품 2개가 남았다. 잔액은 192억원(각각 85억원, 107억원) 평가일인 14일 –0.33%, 15일 –0.30% 밑으로만 국채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률 2.3%를 확정한다.

독일 국채금리 DLF가 일부라도 회복에 성공한 것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진정돼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부각, 채권 금리가 상승해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8월 한 달 간 독일 국채 금리는 2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9~10월 금리가 조정되면서 독일 국채금리는 8월 말 대비 29bp 상승, 그간 하락폭을 되돌렸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초기 유로지역 제조업 위축을 반영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독일의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며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일부 관세 부과가 연기되는 등 미중 양국이 소강국면에 들어서면서 선행적으로 채권시장에는 협상 기대가이 유입, 독일 금리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DLF 상품 일부가 수익을 냈지만 대다수가 손실을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전체 1250억원 중 현재 수익을 낸 상품은 113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은행은 다양한 후속책을 내놨다.

먼저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위원회의 결과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은 DLF 사태 촉발 이후 "고객 보호를 위해 분쟁 중인 조정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고객 자산관리 체계 개편안도 내놨다. 직원평가제도인 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 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평가 지표를 넣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객을 집중 관리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고객별로 고객의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과 함께 고객이 전문가와 직접상담을 통해 투자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