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사익편취 잠재 위험…총수 일가 지주회사 지분 49.7%
지주사 체제 그룹 내부거래 16%, 일반 그룹보다 6%P 높아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이른바 재벌 그룹 가운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경우라도 총수 일가가 여전히 170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직접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총수 일가의 사익에 악용될 잠재적 위험에 노출됐고, 지주회사 체제 재벌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일반 그룹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2019년 9월 말 기준)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재벌 총수일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170개 계열사 지배

◇ '사익편취 규제' 9개 계열사,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주회사 지분 보유
이에 따르면 9월 현재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대기업 집단(그룹)을 일컫는 '전환 집단'은 모두 23개로, 작년(22개)보다 1개 줄었다.

전환집단 판단 기준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의 자산총액 합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다.

구체적으로는 1년 사이 롯데·효성·에이치디씨(HDC) 3개 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로 전환했고, 지주회사 체제 상태에서 애경이 대기업 집단에 새로 편입됐다.

반대로 메리츠금융·한진중공업·한솔은 전환집단에서 제외됐다.

23개 전환집단, 쉽게 말해 '지주회사 체제 그룹' 중 총수가 있는 경우는 21개였다.

이들 전환집단의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 일가(총수 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각 27.4%, 49.7%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시점의 28.2%, 44.8%와 비교하면 총수 지분율은 떨어졌지만, 총수 일가 지분율은 오히려 다소 높아졌다.

이는 새로 전환집단에 포함된 효성과 애경의 총수 지분율(각 9.4%·7.4%)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총수 일가 지분율(53.3%·45.9%)이 높기 때문이다.

전환집단은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60개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했다.

지주회사 편입률(지주회사 및 자·손자·증손회사 수/전체 계열사 수)이 79%라는 뜻이다.
재벌 총수일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170개 계열사 지배

재벌 총수일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170개 계열사 지배

반대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모두 170개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1개, 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가 28개였다.

결국 170개 중 64%인 109개(81+28개)가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악용될 잠재적 위험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박기흥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은,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하다는 뜻"이라며 "예를 들어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지주회사 내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 81개 가운데 9개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해당 계열사(9개) 중 6개에서 총수 2세의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재벌 총수일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170개 계열사 지배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83%로, 작년(17.16%)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일반집단(대기업 집단 59개 중 전환집단 제외) 평균(9.87%)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6%포인트(P) 컸다.
재벌 총수일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170개 계열사 지배

◇ 일반 지주회사, 자·손자회사 지분율 72.7%·82.5%
9월 현재 공정거래법상 전체 지주회사는 173개로, 작년 같은 시점과 같았다.

이 가운데 54.3%(94개)가 '자산 총액 1천억원 이상 5천억원 미만'의 중소 지주회사로,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자산총액 최소 규모 유예기간이 만료(2027년 6월말)되면 지주회사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지주회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4.2%(일반지주 34.6%·금융지주 28.5%)로 법령상 부채비율(200% 이하)을 대부분 충족했다.

심지어 10개 중 9개(91.3%)의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173개 지주회사의 평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 수는 각 5.3개, 5.6개, 0.5개로 전년(5개·5.2개·0.5개)과 비교해 자·손자 회사 수가 늘었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만 보면 평균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를 각 10.9개, 19.3개, 2.8개씩 거느리고 있었다.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 72.7%, 82.5%로 집계됐다.

공정거래법상 지분율 기준(상장 20%·비상장 20% 이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한 일반지주회사의 소속회사 지분율은 ▲ 상장 자회사 39.4→40.1% ▲ 비상장 자회사 82.7→85.5% ▲ 상장 손자회사 43→43.7% ▲ 비상장 손자회사 83.6→84.5% 등에서 모두 높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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