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그간 성능보다 연비에 '초점'
▽포르쉐, 페라리 등 고성능 하이브리드차 선보여
▽대중 브랜드에서는 현대차가 최고속도 기록 보유
미국 유타주 본네빌 소금사막에서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최고속도 측정에 나섰다. 사진=현대자동차

미국 유타주 본네빌 소금사막에서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최고속도 측정에 나섰다. 사진=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느리다'는 시장의 편견도 이제 옛말이 됐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커지며 슈퍼카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뛰어든 영향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가 주요 대기오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보다 환경 친화적인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이는 제조사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 다양한 성능의 친환경 하이브리드차가 출시되며 하이브리드차는 주행성능이 나쁘다는 시장 인식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최근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브랜드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슈퍼카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를 국내 공개했다. SF90은 780마력의 V8 터보 엔진과 환산 220마력을 발휘하는 3개의 전기모터를 더해 합산 100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자랑한다. 덕분에 제로백(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5초, 200km/h까지도 6.7초면 도달한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지난 7일 브랜드 최초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SF90 스트라달레'를 공개했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지난 7일 브랜드 최초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SF90 스트라달레'를 공개했다. 사진=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SF90이 주목받은 이유는 기존 하이브리드차가 고성능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가 시장에 등장한 것은 1997년 도요타가 발표한 프리우스가 처음이다. 많은 완성차 브랜드가 콘셉트카로 하이브리드차 개념을 제시한 바 있지만, 프리우스 이전까지는 양산에 성공한 곳이 없었던 탓이다.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개발하며 집중한 부분은 연비다. 1995년 프로토타입에서는 동급 휘발유차 대비 2배 뛰어난 30km/l를 목표로 했고 2년 뒤 선보인 양산형 프리우스에서는 28.0km/l의 연비를 달성했다. 도요타가 시장을 개척하며 성능보다는 연비에 초점을 맞춰왔고, 이후 하이브리드차를 선보인 완성차 제조사들도 주행성능보다는 연비에 집중해 차량을 개발·출시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통상 80~90km/h 속도에서 가장 높은 연비를 형성한다. 멈춰있던 차량이 출발할 때나 저속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는 연비가 리터당 1~2km 수준까지 떨어진다. 하이브리드차는 출발, 저속 등의 상황에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연비를 높인다.

한계도 명확한 편이다. 엔진만 들어가던 공간에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넣어야 하기에 엔진 크기가 일반 차량보다 작아진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에 비해 300~500kg가량 무겁다. 고속에서 출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완성차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차의 최고속도를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낮게 제한한다. 시장에는 하이브리드차의 동력성능이 좋지 않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가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가 전기모터로 작동하는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변한 것은 자동차용 배터리 기술력이 발전하면서다. 슈퍼카 브랜드 포르쉐는 내연기관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하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구상했다. 1890년에도 하이브리드차에 도전한 바 있는 포르쉐는 2012년 파나메라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포르쉐는 현재도 파나메라와 카이엔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고성능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선호가 있더라도 포르쉐, 페라리 등 브랜드의 억 단위 가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고속 주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차를 만드는 대중 브랜드로 대표적인 곳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123,500 -0.80%)는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세계 최고속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6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로 순간 최고속도 259km/h, 국제자동차연맹(FIA) 승인 최고속도 254km/h를 기록한 바 있다. FIA는 자동차의 형태, 구동 방식, 엔진 종류, 배기량 등에 따라 차량을 분류해 기록을 측정한다. 정해진 구간을 왕복 주행한 뒤 평균 속도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미국 유타주 본네빌 소금사막을 달리고 있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미국 유타주 본네빌 소금사막을 달리고 있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달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최고기록 경신에 나섰다. 운전석을 제외한 시트와 불필요한 내장재를 탈거해 무게를 낮추고 아산화질소 연료 분사 시스템을 더해 엔진 출력을 끌어올렸다. 협폭 타이어를 달아 구름 저항을 개선하고 범퍼 아래를 막아 차체 하부로 유입되는 공기도 줄였다.

FIA에 따르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최고시속 164.669마일(약 264km/h)를 기록하며 카테고리 신기록을 세웠다. 현대차는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시회인 세마쇼 2019에서 해당 차량을 전시하며 기록을 공개했다.

한편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함께 수소전기차 넥쏘의 최고속도 인증에도 나섰다. 넥쏘는 최고시속 106.160마일(약 170km/h)을 기록해 세계에서 제일 빠른 수소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름을 올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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