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인 알리바바그룹의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가 올해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솔로족'을 위해 기획한 쇼핑행사로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쇼핑 행사로 자리 잡았다.

알리바바는 11일 이날 0시부터 '11·11(쌍십일) 쇼핑 축제'가 시작한지 1분 36초 만에 거래액이 100억위안(약 1조6584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같은 금액이 거래되는 데 2분 5초가 걸린 바 있다.

이후 거래액은 12분 49초 만에 500억위안(8조292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기록(26분 3초)을 크게 앞선 것이다. 아울러 1시간 3분 59초 만에 1000억위안(약 16조5840억원)을 넘겨 지난해(1시간 47분 26초)보다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알리바바 측은 하루 전체 거래액도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치 2135억위안(35조4068억원)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액은 이날 행사 시작 17분 6초 만에 2014년 하루 전체 거래액인 571억위안(9조4694억원)을 넘어섰고, 1시간 1분 32초 만에 2015년 하루 전체 거래액인 912억위안(15조1246억원)을 웃돈 상태다. 광군제의 거래액은 첫 해인 2009년 5000만위안(82억원)에서 지난해 2135억위안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78개 국가와 지역의 글로벌 브랜드 제품이 알리바바 직구 플랫폼을 통해 광군제에 참여한다. 20만개 브랜드가 100만개 이상의 새 상품을 판매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보다 1억명가량 많은 5억명이 알리바바를 통해 쇼핑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오바오·티몰(天猫·톈마오)·티몰 글로벌·허마셴성 등 알리바바 산하의 전자상거래 인터넷 플랫폼에서는 수억명의 구매자들이 몰려 할인상품 구입을 위해 '광클(빠른 속도로 클릭)'에 나섰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이 활발하게 팔려나가고 있다. 애플은 티몰 온라인 점포에서 10분 만에 지난해 하루 전체 판매량의 7배에 달하는 스마트폰을 팔아치웠다.

이날 판매되는 할인 상품은 일반적인 소비재 상품에서부터 도쿄 올림픽 티켓이 포함된 고가의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등까지 다양하다. 특히 티몰이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을 특가 판매해 주목받았다. 광군제에서 수억∼수십억원에 달하는 집이 인터넷 매물로 올라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증강현실(AR) 등 기술 혁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서는 홈쇼핑 채널과 같이 판매자 수만명이 동영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제품을 소개했다. 에스티로더 등 화장품 브랜드의 온라인 매장에서는 AR 기능을 활용해 제품 판촉을 실시했다.

광군제는 원조격인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10배에 달하는 30조원대 매출이 하루 만에 발생하는 행사이자 중국의 소비 활력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올해도 결과에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한국 유통업계에서는 화장품을 비롯한 국내 소비제품의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화장품과 가전제품군을 중심으로 선전한 한국은 광군제 해외 직구 국가 중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2016년 3위에서 2017년 5위로 떨어진 상황에서 2계단 회복한 성과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알리바바 계열 온라인쇼핑몰 '티몰'에서 다양한 할인쿠폰과 함께 광군제 한정판 상품 등으로 마케팅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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